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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문양 넥타이 매고 마스크 전달받은 92세 프랑스 참전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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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현지 시각) 파리 7구의 주(駐)프랑스한국대사관에 6·25 전쟁 참전용사인 자크 그리졸레(92)씨가 나타났다. 남색 정장의 왼쪽에는 수많은 무공훈장이 달려 있었다. 그리졸레씨는 국가보훈처와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가 22개국 참전용사들에게 마스크를 전달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대사관을 찾았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최종문 프랑스 대사와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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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그리졸레씨/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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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졸레씨는 옷차림만 봐도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이 두드러졌다. 재킷 오른쪽 깃에는 한국의 태극기와 프랑스의 국기 문양의 배지를 달았다. 그는 또 한글 문양의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오래전 선물받아 한국과 관련한 행사 때마다 매고 나오는 넥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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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그리졸레씨(가운데)와 파트리크 보두앵 프랑스6.25전쟁참전용사협회 회장(오른쪽). 왼쪽은 최종문 프랑스 대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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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졸레씨는 “한국인들은 항상 우리를 잊지 않는다”며 “한국인들은 참전용사들에게 최고의 형제”라고 했다. 그는 “한참 전에 한국대사관이 먼저 마스크를 보내줬는데 프랑스의 사회복지기관보다 빨랐다”며 “한국은 늘 고맙다”고 했다. 국가보훈처가 세계 각지의 노병들에게 각 100장씩 마스크를 지급하기 이전에 프랑스한국대사관은 4월말 연락이 닿는 참전용사 66명에게 각 5장씩 마스크를 보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마스크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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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군인일 때 그리졸레씨 모습/연합뉴스


1928년생인 그리졸레씨는 6·25전쟁에 중사 계급으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0개월간 참전했다. 당시 프랑스군이 치른 가장 치열한 전투였던 ‘단장의 능선 전투’에 참가했던 장본인이다. 그는 전역 후 프랑스에서 참전용사와 관련한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한다. 한국 정부는 그리졸레씨의 공로를 인정해 2018년 그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다. 그리졸레씨에게 ‘몸에 불편한 곳은 없는지’ 물었더니 “특별한 문제가 없다. 늘 건강을 유지하려고 애쓴다”고 했다. 그는 “오래전이지만 한국을 위해 싸웠다는 걸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프랑스군은 6·25전쟁에 3500명가량이 참전해 약 270명이 전사(戰死)했다. 참전 병력 중 전사자 비율(7.7%)이 참전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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