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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석유제품 수출전선도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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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수출액 13억달러로13년만에 최저

유가폭락에 수요감소 겹쳐 생산량 줄어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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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의 4월 석유제품 수출액이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석유 소비가 급감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의 전운까지 덮친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내수 소비의 공백을 메워줬던 수출 전선마저 급격히 무너지면서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을 둘러싼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2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4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3% 감소한 1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7년 1월 12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국내 정유사의 주력 수출제품들이 일제히 부진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수출제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유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고, 항공유와 휘발유도 각각 71%, 7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제품은 반도체, 기계, 자동차 등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목이자 국내 정유사들의 주요 수익원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석유소비가 급감한 데 이어 수출 전선까지 출렁이면서 겹악재에 직면한 상황이다.

수출액이 곤두박질친 데에는 수출제품의 단가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달 석유제품 단가는 배럴당 30.4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77.46달러) 대비 50% 넘게 하락했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됐던 지난 2009년이나 저유가가 심화된 2016년 초에도 제품 단가는 40~50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제유가 폭락과 전 세계 석유제품 수요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유례없는 악재 탓에 수출 단가도 충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정기보수를 앞당겨 실시하면서 석유제품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에 이어 최근 재점화된 미중 무역분쟁으로 석유제품의 수출 환경이 더욱 악화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8~2019년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극에 달했을 때에도 석유제품 수출실적은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2016년 이후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정유사들의 수출액도 잠시 상승세를 보였지만 2018년 11월을 기점으로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수출액은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은 석유제품 수출대상국 중 가장 큰 20%를 차지할 만큼 국내 정유사들의 최대 고객이란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30달러선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는 이러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부진했던 국내 소비 부분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이 해외 수출실적이었는데 미중 분쟁이 고조되면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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