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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KAIST, 유전자 증폭 없이 바이러스 감염 진단 센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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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섕·김유식 교수팀, 바이러스 길이 감지법 활용
"쉽고 빠른 진단으로 공공 방역대책 마련에 유용"

조선비즈

리섕(왼쪽 앞줄)·김유식(왼쪽 뒷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연구팀원들.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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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유전자 증폭(PCR) 과정 없이 몸속의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리섕·김유식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PCR 과정 없이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바이러스 감염 진단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 검사는 바이러스가 가진 유전자의 양을 증폭해서 검출하는 방법이다. 유전자를 증폭하는 PCR 과정이 필요해 진단까지 6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번에 연구팀은 PCR 과정 없이 체내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상용화되면 RT-PCR 검사보다 신속한 진단과 키트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여러 바이러스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이중나선RNA(dsRNA)’를 활용했다. dsRNA는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유전자이다. 특이한 점은 사람의 면역시스템이 dsRNA 내부에 담긴 유전 정보가 아니라 단순히 길이와 겉모양을 인식하고 면역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현상에 착안해 바이러스의 dsRNA 길이를 인식해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바이오센서는 ‘펜타 플루오르 페닐 아크릴레이트 반응성 고분자’라는 물질로 코팅된 기판 위에 dsRNA와 결합할 수 있는 항체를 설치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들어있는 용액을 바이오센서 기판에 떨어뜨리면 간단히 바이러스 검출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A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로 실험한 결과, 바이오센서가 바이러스들을 정확히 검출했다.

연구팀은 "dsRNA가 가진 유전 정보가 아니라 단순 길이를 인식하는 방식이라서 아직은 바이러스의 종류까지 세밀하게 구분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유행 감염병 의심 환자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먼저 신속하게 확인하는 방법으로 우선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리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A형 간염과 C형 간염의 dsRNA만을 검출했지만 다양한 바이러스에 적용 가능해 만능 감염병 진단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며 "공공장소에서 쉽고 빠르게 감염병을 검출할 수 있어 효과적인 방역대책 마련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매크로몰레큘스(Biomacromolecules)’에 지난달 9일자로 게재됐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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