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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국의 마쓰자카' 꿈꿨던 정찬헌, "나도 민호 같은 시절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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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민경훈 기자] LG 정찬헌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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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무려 12년이 걸렸다. LG 투수 정찬헌(30)이 신인 때였던 지난 2008년 이후 정말 오랜만에 선발승을 올렸다. 일수로 무려 4390일이 걸렸다.

정찬헌은 지난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QS)로 LG의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2008년 5월20일 대구 시민 삼성전 7이닝 무실점이 마지막 선발승이었던 정찬헌에겐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정찬헌은 “그동안 불펜에서 열심히 했고, 이렇게 다시 선발을 하게 될 줄 몰랐다. 허리 수술로 다시 선발을 맡게 됐는데 결과가 좋아 만족한다. 몸에 신경을 써주신 코칭스태프 배려로 10일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그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허리 수술 이후 첫 시즌을 맞이한 정찬헌을 관리하기 위해 연투가 필수인 불펜 대신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신인 투수 이민호(19)와 5선발 업무를 분담해 10일 간격으로 한 번씩 등판 중이다. 정찬헌에겐 회복할 시간, 이민호에겐 성장할 시간을 벌어준다.

정찬헌은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5.06 QS 2회를 기록하며 선발로 안착 중이다. 이민호는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5⅓이닝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최고 151km까지 나온 강속구로 위력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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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최규한 기자] LG 투수 이민호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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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헌은 “우리 팀에 민호가 온 것은 정말 잘 된 일이다. 앞으로 15~20년은 해줘야 할 선수다. 내가 조언할 건덕지가 없을 정도로 잘하고, 패기가 넘친다”며 “민호가 던지는 것을 보면서 ‘나도 신인 때는 저랬는데, 겁없이 던질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계약금 3억원에 입단한 정찬헌도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묵직한 직구를 뿌려대던 시절이 있었다. 신인 때 정찬헌은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마쓰자카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을 시기. 같은 우완 정통파, 강속구 투수로 삼은 롤모델이었다.

그러나 정찬헌은 첫 해부터 선발과 구원을 수시로 오가며 무리했고, 입단 3년차였던 2010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16년에는 경추 수술을 했고, 지난해도 허리 수술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크고 작은 수술과 재활 여파로 예전 같은 강속구는 없다. 27일 한화전에서 정찬헌은 최고 구속이 144km에 그쳤다.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로 리그 평균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볼끝 변화가 있는 투심, 느린 커브, 뚝 떨어지는 포크볼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정찬헌은 “예전 같은 구속은 안 나오지만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힘으로 하던 시절보다 조금 더 노련하게 던지려 한다”며 “민호와 둘이서 함께 10승을 하기로 했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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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08년 LG 신인 투수 3인방으로 주목받은 정찬헌-이형종-이범준(왼쪽부터)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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