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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숨진 엄마 깨우려는 아기…인도 코로나 봉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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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기차역에서 숨진 엄마를 흔들어 깨우려는 아기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세계일보

최근 인도 북부 비하르주 무자파르푸르의 기차역에서 귀향 열차로 이동하다 숨진 이주노동자 엄마의 시신 주변에서 담요를 들어보는 아기의 모습. NDTV 캡처


27일(현지시간) ND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인도 북부 비하르주 무자파르푸르의 기차역에서 찍힌 이 영상 속의 한 아기는 숨진 엄마를 덮은 담요를 들추며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아기는 엄마가 숨진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막 걸음마를 뗀 듯 하다.

이 영상을 트위터로 공유한 야당 정치인 테자시위 야다브는 “이 작은 어린이는 자신이 갖고 노는 시트가 엄마의 ‘수의’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며 “아이의 엄마는 굶주림과 갈증으로 열차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주노동자로 서부 라자스탄주 아메다바드에서 출발한 귀향 열차 안에서 숨졌다. 경찰은 무자파르푸르역에서 여성의 시신을 플랫폼으로 내린 뒤 부검을 위해 병원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지난 3월25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대도시의 이주노동자 수백만 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델리,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이들은 봉쇄령으로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해지자 대거 고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부는 열차 등 차량을 이용했지만, 상당수는 폭염 속에서 여러 날을 걸어서 고향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허기에 지쳐 목숨을 잃거나 교통사고로 숨진 이가 속출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28일 오전 9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5만833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4531명으로 전날보다 194명 늘어났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6566명으로 7일 연속 6000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확산세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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