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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독해지는 트럼프의 '마스크 편가르기'...공화당내에서도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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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경내를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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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마스크 논쟁'의 전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지금까진 마스크(봉쇄)를 벗고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할 때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과 아직은 방역에 집중할 때라는 민주당 사이의 대립이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둔 복잡한 정치 구도에 최근 공화당 내부에까지 마스크를 고리로 한 분열의 전선이 그어지기 시작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은 다가오는 대선의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바이든이 미국 현충일에 검은 마스크를 쓰고 참전용사 기념관을 방문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사진 아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마스크가 얼굴 절반을 덮고 있는데 이 모습이 우스꽝스럽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런 조롱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오하이오주(州)의 마이크 드웨인 주지사(공화당)는 "마스크를 쓰는 건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돕는 종류의 문제"라며 트럼프를 향해 날을 세웠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공화당)도 "지금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할 때"라며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했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2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쓰는 이유에 대해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그것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마스크 착용이 국민에게 전하는 상징적인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잇단 '마스크 조롱'으로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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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마스크를 쓴 채 질문하자 "잘 들리지 않는다"며 마스크를 벗고 질문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후 기자가 "목소리를 크게 내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싶군요"라고 대꾸했다. [백악관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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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마스크 공격'은 정치적 라이벌만 겨냥하지 않는다. 26일 백악관 브리핑 중에는 마스크를 벗지 않고 질문하는 기자를 향해 "정치적으로 올바르길 바라는군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란 말은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도덕적 우월성을 뽐내려는 행위라는 다분히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인다.



선거 앞둔 공화당 정치인들 트럼프와 '선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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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매코넬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의 인스타그램 최근 게시물들. 27일부터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공식행사에 참석한 모습을 게시하고 있다. [미치 매코넬 상원의원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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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트럼프의 행동을 부담스러워하는 공화당 인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재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인들은 SNS를 통해 마스크 착용을 장려하는 등 선 긋기에 나섰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의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을 27일부터 올리기 시작했다. 이전 게시물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공식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었다. WP는 매코넬 의원이 재선을 위해 쉽지 않은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지도부인 존 커닌 상원의원도 지난 25일 마스크를 쓴 모습을 공유하며 착용을 권유했다. 그 역시 재선 선거를 앞두고 있다.

공화당 정치인들의 이런 행보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이 있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최근 3~4건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72%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38~48%의 응답자가 그렇게 답했다. 닉 고레비치 민주당 여론조사 요원은 "마스크 이슈가 공화당 지지자마저 갈라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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