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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숨 쉴수 없다" 美 흔든 흑인 외마디···격렬 시위속 사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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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압에 숨진 흑인 남성…미국 뒤흔든 영상

수천 명 시위에 상가 파손되고 사망자까지 발생

제임스부터 트럼프까지 애도와 분노 표출

중앙일보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비무장상태였던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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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

미국 백인 경찰의 무릎 밑에 깔린 채 내뱉은 흑인 남성의 한 마디가 미국 전역을 흔들어 놓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의 여파가 점차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사건의 발원지인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쏟아져 나왔다. 르브론 제임스 등 유명 흑인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들도 앞다퉈 SNS에 분노를 표출했다. 정치적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번엔 한목소리로 유감을 표했다.

과잉진압에 연루된 경찰관 4명이 즉각 해임되고, 연방수사국(FBI)과 미네소타주 형사체포국(BCA), 법무부까지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 흑인사회의 분노는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항의 시위 격화… 사망자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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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위대들이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한 곳곳에서 벌어졌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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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애폴리스 곳곳에는 26, 27일 이틀 연속 수천 명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손에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Justice for George Floyd)’ 등이 적힌 팻말이 들려있었다.

이어 시위대는 플로이드가 남긴 “숨을 쉴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미니애폴리스 경찰서로 몰려들었다.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는 돌과 물병을 던졌고, 경찰은 물대포와 고무탄, 최루탄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미니애폴리스 일부 지역에서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구급대원과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갈 수 있게 자리를 피해달라”고 했다.

현지 언론들은 미니애폴리스 외에도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르브론 제임스 "숨을 쉴 수 없다" 분노 표출



흑인 유명인사들도 분노를 쏟아냈다.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자신의 SNS상에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의 유명한 ‘무릎 꿇기’ 시위 사진과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는 사진이었다. 사진 밑엔 “이제 이해가 되나. 아니면 아직도 모르는가?”라는 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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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가 27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6년 콜린 캐퍼닉의 사진을 올리며 미국의 인종차별 현실을 꼬집었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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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퍼닉은 2016년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을 항의하는 의미로 경기 시작 전 국가 제창을 거부하고 대신 무릎을 꿇는 방식으로 시위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두 사진을 비교하며 아직도 흑인에 대한 과잉진압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제임스는 이어 “숨을 쉴 수 없다”는 문구가 그려진 옷을 입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오벨 베컴 주니어 NFL 선수, 도너번 미첼 NBA 선수 등 많은 스포츠 스타도 소식을 전하며 애도와 분노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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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내 요구로 연방수사국과 법무부의 재조사가 진행됐다. 매우 안타깝고 비극적인 죽임"이라며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을 애도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사태가 악화하자 백악관도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 요청으로 FBI와 법무부가 조사에 나섰다”며 “매우 슬프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속한 조사를 요청했고,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와 맞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이번 사건은 이 나라 뿌리 깊이 존재하는 불평등 때문”이라며 “모든 미국인은 평등하다는 우리의 신성한 믿음을 상처 냈다”고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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