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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5세대 이동통신

[팩트체크] 한국 5G 속도, 미국의 절반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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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해외 서버에서 한국 5G 속도 측정 (신뢰성 저하)

②주파수 특성이 다르다(객관성 저하)

③갑작스런 보도시점도 이상해..정부 연내 5G품질 발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얼마전 국내 한 언론이 한국 이동통신사들의 5G 평균 속도가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의 5G 속도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보도하면서 ‘정말 그럴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해당 언론은 영국의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OpenSignal)이 올해 1월 말부터 3개월간 측정한 데이터를 근거로 들었죠.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버라이즌의 5G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506.1Mbps로 조사대상 기업(10개) 중 1위였고, 우리나라는 LG유플러스(238.7Mbps), SK텔레콤(220.6Mbps), KT(215.0Mbps)로 버라이즌 속도의 절반(253Mbps)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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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조사는 3가지 측면에서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바로 ①국내에 측정 서버가 없는 오픈시그널의 측정 방식 ②주파수 특성의 차이(미국의 28GHz와 한국의 3.5GHz)③연내 정부 5G 품질평가를 앞둔 상황에서 터진 갑작스러운 보도 배경 때문입니다.

통신사들이 지난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이후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해 5G 투자를 기대만큼 못하고 있다거나, 5G에 가입해도 잘 터지는 곳이 많지 않아 이용자들이 LTE 때와 차이를 별로 못느낀다는 것과 별개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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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시그널의 5G 다운로드 속도비교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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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해외 서버에서 한국 5G 속도 측정 (신뢰성 저하)

오픈시그널은 5G 속도를 잴 때 국내에 측정 서버를 두고 한 게 아니라, 외국에서 측정한다고 합니다. 국가간 데이터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죠. 미국 버라이즌의 5G 속도는 미국 서버에서 측정됐지만, 우리나라 이통3사 5G 속도는 전세계 몇 군데 안되는 측정서버에 랜덤하게 데이터를 넘겨 측정했다고 합니다.

이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지난해 LTE에 대해 해외 품질조사를 하면서 미국 뉴욕, 캐나다 토론토, 일본 도쿄, 홍콩,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을 직접 찾아 현지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측정 서버를 두고 직접 측정한 것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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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시그널의 5G 접속시간 비율(접속 가용성)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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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주파수 특성이 다르다(객관성 저하)

게다가 이번 조사에서 전세계 5G 속도 1위를 차지한 버라이즌과 국내 통신3사의 도로 환경(주파수 대역)이 다르다는 점도 미국 1위라는 결과에 의문을 갖게 만듭니다.

버라이즌은 초고주파수인 28GHz를 쓰고 국내 사업자들은 3.5GHz를 쓰는데, 28GHz 대역은 3.5GHz 대역보다 대용량 멀티미디어 전송 등에 적합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3.5GHz보다 촘촘하게 깔아야 하지만 그래서 커버리지(도달범위)는 확보하기 어렵지만, 속도는 우월할 수 있죠.

깔린 곳이 많지 않다보니 오픈시그널 조사에서도 버라이즌의 접속 가용성(Availability·5G 접속시간 비율)은 0.5%에 불과해 한국 이동통신 회사들의 접속가용성(15.4~12.6%)의 30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오픈시그널 역시 이런 문제점을 인정해 보고서에서 “5G 속도는 5G 품질에 대한 중요한 척도와는 거리가 멀고, 이용자가 5G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경험 시간이 더 중요하다”며 “한국은 광범위한 5G 통신망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이용자들에게 빠른 속도의 5G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③갑작스런 보도시점도 이상해

‘한국의 5G 속도가 미국의 절반’이라는 보도는 속도 측정의 신뢰성 문제(서버가 외국에)와 주파수 특성을 반영 안 한 결과라는 때문에 사실에 가깝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번 조사에서 같은 상황에 놓인 국내 통신3사만 보면 5G 다운로드 속도는 LG유플러스가 1위, 접속 가용성은 SK텔레콤이 1위로, KT는 두 가지 항목 모두 꼴찌를 차지했죠. 그래서인지 통신 업계에서는 LG나 SK가 오픈시그널 자료를 기자들에게 소개한 것 아닌가 하고 의심합니다.

특히 매년 진행되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품질조사(LTE·와이파이 등)에서 꼴찌를 차지했던 LG유플러스가 더 의심받는 상황이죠.

진실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점은 통신3사가 정부의 ‘5G 통신품질조사’를 앞두고 크게 긴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품질조사는 측정 방식과 측정 장소 등에서 미리 3사와 협의해 진행하는 만큼, 결과 값은 공정한 심판으로 신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과기정통부는 7월과 11월에 5G 통신품질을 조사한다니, 올해 안에 결과가 공개될 것입니다. 5G 품질때문에 속 터졌던 이용자들도 어떤 통신사가 제대로 통신망에 투자해 더 좋은 품질(속도와 커버리지 등)을 제공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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