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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용수 할머니, 배후설 제기에…“내가 바보냐, 치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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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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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2)가 28일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에 대해 “배신하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국회에 갔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라디오진행자 김어준 씨가 제기한 배후설에는 “내가 바보냐, 치매냐”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죄를 받아야하는 사람(윤 당선자)을 어떻게 국회의원을 시키느냐”며 날을 세웠다.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 “왜 30년 동안 해결한다 해놓고 팔아먹었는가. 책임이 있으니 완수를 해야지. 위안부 이용했으니까 이 죄도 큰데 팽개치고 맘대로 한 것”이라 했다.

배후설에는 한참동안 울분을 표했다. 이 할머니는 “백번 천 번 얘기해도 나 혼자 밖에 없다”며 “누구도 거드는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7일 첫 번째 기자회견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가자평화인권당 대표는 “기자 불러 모으는 걸 도왔을 뿐이다. 꼬투리 잡을 게 없어서 그걸 잡는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 씨에게 반박했던 할머니의 수양딸 A 씨도 28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기자회견문은 어머니가 적은 걸 표현 정도만 다듬었다. ‘아빠’라 쓴 걸 ‘아버지’로 바꾸는 정도”라 했다. 배후로 지목된 이들도 “작성 당시 일행이 6명 정도 있었다. 하지만 개입하지 않았다. 어머니와 단 둘이 다른 방에서 상의하며 썼다”고 설명했다.

대구 모처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이 할머니는 27일 밤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대구시민 촛불 문화제’에 예고 없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민단체 대구경북주권연대가 주최한 이 행사는 이날 처음 집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함께 참석한 할머니의 측근은 “오후 8시 경 식사 뒤 숙소에 가다가 차에서 집회를 발견했다. 이 할머니는 ‘우리(위안부) 때문에 고생한다’며 갑작스레 참석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집회 사회자가 “이 할머니가 오셨다”며 인사하자 할머니는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이며 화답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할 말 다 했다. 그 말만 믿어라. 믿고 같이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약 4분간 머물다가 자리를 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대구=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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