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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비 맞은 생활방역…수도권 거리두기 다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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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발 집단감염 확산



하루 확진자 79명 급격히 늘어

29일 저녁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박물관 등 공공 다중시설 중단

학원·피시방 등은 이용자제 권고

등교수업은 예정대로 진행


한겨레

28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쿠팡 고양 물류센터 관할 덕양구보건소에서 쿠팡 직원을 비롯한 주변 시민들이 검사를 받으려고 대기하고 있다. 고양/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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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수도권의 공공시설 운영을 앞으로 2주간 중단하고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제한하는 등 방역조처를 강화하기로 했다. 등교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생활방역’ 체계를 유지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방역 수위를 올리는 셈이다. 28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79명이나 늘어, 정부가 생활방역 전환 때 제시했던 기준치인 5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정부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코로나19 수도권 집단감염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서울·인천·경기 지역 주민과 시설을 대상으로 강화된 방역 조처를 시행하기로 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경기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한 수도권 연쇄감염이 우려되고 잠복기를 고려하면 앞으로 1~2주의 기간이 수도권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29일 오후 6시부터 6월14일 자정까지 17일간 수도권의 모든 부문에서 방역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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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 지역 공공 도서관이나 박물관 등 공공시설은 실내·외 구분 없이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유흥주점·노래연습장·학원·피시방 등 다중이용시설에는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현장 점검을 벌인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운영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방역당국은 “노래방 등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미 행정명령을 발령한 바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로 찾는) 학원과 피시방에 대해 좀더 엄격한 수칙을 지키도록 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도권 주민들은 꼭 필요하지 않은 외출과 모임, 행사 등을 자제해야 한다.

정부가 이런 조처를 내리게 된 것은 최근 신규 확진자의 80%가 나오고 있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8일(53명) 이후 51일 만에 50명을 넘어섰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비율도 지난달 13일 2.7%에서 이날 7.6%까지 높아졌다.

그동안 정부는 방역 수위를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두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3단계로 구분해 조절해왔다. 이달 6일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에 앞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명이 넘지 않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비율이 5%를 넘지 않아야 방역당국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혀왔다.

이날 박능후 1차장은 “생활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경계선에 있는 수준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1주일 이상 일일 신규 환자가 50명 이상 발생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할 직접적 지표가 될 것인데, 그에 앞서 선제적으로 조처에 나선 것은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되면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다시 중지되고 종교시설 등 더 많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수칙이 강화될 수 있다.

이날 정부의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발표에 대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코로나19의 수도권 전파 범위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시민들의 실제 참여율이 이전처럼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정부가 좀더 강력한 거리두기를 표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최근 확산 상황은 수도권에서의 2차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비교적 방역이 잘돼왔던 박물관 등 공공시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콜센터나 물류센터 등 숨겨진 고위험 시설을 찾아내 방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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