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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KT 조용호 “저는 1루까지 죽기 살기로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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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조용호(31·KT)의 유니폼은 오늘도 흙이 잔뜩 묻었다.

조용호는 타석에서 곱게 물러나는 적이 없다. 끈질기게 상대 투수를 물고 늘어진 끝에 기어코 베이스를 밟는다. 대투수 양현종(KIA)이어도 패턴은 똑같다. 만성적으로 고관절에 통증을 안고 있으면서도 허투루 뛰는 적이 없다. 이를 악물고 뛰면서 몸까지 날린다. 조용호는 이미 KT 선수단에서 대체불가다.

조용호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주장 유한준이 내전근막 부상으로 이탈한 뒤부터 3번 지명타자, 혹은 우익수로 선발 출전하는데 존재감은 강백호 그 이상이다. 팀 타선에서 가장 핵심인 유한준-강백호가 이탈한 공백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활약의 순도가 높은 만큼 이강철 KT 감독도 매일 칭찬세례다. 이 감독은 “(조)용호는 진짜 보석같은 존재다. 저런 선수가 있다는 게 어떻게 보면 나도 참 복을 타고난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 홈경기에서도 조용호의 끈기가 승리로 이어졌다. 이날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조용호는 4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다섯 차례 타석에 들어서서 세 차례나 1루 베이스를 밟은 것이다. 안타 두 개 모두 끈질기게 투수와 상대하고, 1루 베이스만 보고 달린 결과물이다.

중요한 것은 조용호의 눈이다. 이날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조용호를 상대로 던진 투구수는 13개, 양현종의 총 투구수(94개) 중 14%를 차지한다. 그리고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모두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유격수 앞 땅볼은 박찬호의 야수선택으로 세이프가 됐고, 양현종이 무너지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조용호는 이후 KIA 필승계투조 박준표를 상대로도 6개를 던지도록 만든 뒤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전날에 이어 KIA 투수들에게는 악마 같은 존재였던 것.

조용호의 마음가짐은 “죽기 살기로 뛴다”라는 말 한 마디만으로 짐작할 수 있다. 조용호는 “타율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타석에서 인플레이 타구를 생산하려는 마음으로 타석에서 콘택트에 집중하고 있다. 콘택트 이후에는 1루에서 살기 위해 죽기 살기로 뛴다”며 “전력분석팀의 도움으로 상대 투수와 구위 분석을 쉽게 할 수 있었고 김강 타격 코치님께서 내 타격 스타일을 존중해주시고 믿어주셔서 내 임무에 더 충실할 수 있었다. 야구 외적으로도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항상 내조해주는 아내에게도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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