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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정의연 논란 계기로 시민단체 투명성 점검하는 기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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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성 제목은 결국 마이너스

내용 충실히 반영해야 믿음 줘

지난번 제안한 내러티브 인터뷰

코로나 완치자 시리즈로 반영돼



독자위원회, 중앙일보를 말하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독자위원회가 26일 열렸다. 코로나 19로 거리를 두고 널찍이 앉았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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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독자위위원회 두 번째 회의가 26일 열렸다. 김우식 위원장(KAIST 이사장)을 포함한 12명의 위원들은 지난 한 달간 보도된 기사들에 대해 따끔한 질책과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의 생생한 발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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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위원장(KAIST 이사장)-어린이날 ‘엄마 고글자국’ 기사, 위기 때 중요한 게 뭔지 일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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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현 유튜버 크리에이터=특히 디지털 기사에서 낚시성 제목이 눈에 띄는데 오히려 마이너스다. 유튜브도 처음에는 자극적인 제목이 많았지만 요즘엔 아니다. 당장 주목을 끌 순 있어도 신뢰를 잃기 때문이다. 내용을 충실히 반영한 제목이 믿음을 주고 좋은 독자를 모을 수 있다.

▶김은미 서울대 교수=5월 24일 디지털 ‘정의연이 부른 기부금 논란… 감독 강화만으론 해결 안 돼’ 기사가 그렇다. 제목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갔지만, 실제 내용은 안 그렇다. 정보를 보기도 전에 오해할 수 있다. 디지털에서는 기사를 완독하지 않고 제목만 보는 경우가 많아 중간 제목도 충분히 달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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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 ’염라대왕과 하이파이브“ 유튜버, 젊은 세대 코로나 경각심 일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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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에 큰 따옴표 제목 안 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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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방역물품 대일 지원에 ’토착왜구“...이참에 친일 개념 명확히 정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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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고려대 교수=적어도 1면에선 따옴표 제목을 쓰지 말자. 객관적이고 정직한 제목으로 가야 진정성이 생긴다. 5월 15일자 1면 “한국, 현금 살포 의존 말라” 기사는 이창용 IMF 국장 인터뷰로 재밌게 읽었다. 그러나 제목만 보면 내용을 읽기도 전에 정파적 판단을 하게 된다. 기사 가치를 떨어뜨린다. 5월 7일자 1면 “삼성 경영, 자녀 안 물려 준다”도 아쉬웠다. 경영권은 세습 대상이 아닌데, 그런 뉘앙스를 제목에서 풍겼다.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가끔 모순된 기사가 나와 헷갈린다. 중국의 추격으로 우리가 위기라고 하다가(5월 7일자 25면 ‘중국발 메모리 위기론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다음날엔 전혀 다른 논조(5월 8일자 23면 ‘맨손으로 뒤쫓은 지 55년 만에 가마우지 신세 벗어났다’)로 썼다. 위기론과 ‘국뽕’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기사에 더욱 많은 실증적 근거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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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재난지원금 신청 누구는 1분...’ 실제 사례로 디지털 양극화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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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뉴닉 대표=젊은 세대에게 n번방은 매우 큰 이슈였는데 좀 더 지속적인 보도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범죄를 개인의 특수한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 정당의 의견을 바탕으로 포토라인 문제 등을 제시하는 것은 정쟁으로 치우치게 만들어 다양한 시각을 제한할 수 있다.

▶임유진 강원대 교수=지난 회의 때 제안한 내용이 기사화 됐다. 내러티브가 살아 있는 인터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들의 릴레이 인터뷰가 화제였다. 20대 유튜버의 코로나19 우습게 보지 말라는 기사도 경각심을 일깨웠다. (5월 25일자 1면 ‘25세 유튜버의 49일 병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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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중국이 추격’ 다음날 ‘일본 극복’...위기론·국뽕 오가는 기사에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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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유튜버 기사는 나도 재밌게 봤다. 특히 “염라대왕과 하이파이브”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가 젊은이들에게도 무서운 질병이라는 것을 임팩트 있게 알려줬다. 코로나19 환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다룬 스토리텔링이 좋았다.

▶김우식=5월 5일자 1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엄마의 고글 자국’ 기사도 훌륭했다. 우울한 세상에서 맞이한 어린이날을 어떻게 표현할지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 역시 중앙일보였다. 엄마와 두 아이의 이야기, 그리고 고글 자국이 선명한 사진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한 가치인지 뒤돌아보게 했다.

‘이남자 보수화’ 편집 돋보여

중앙일보

김소연 뉴닉 대표-젊은 세대에 n번방은 큰 이슈...지속적 보도 안 이뤄져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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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집 어니컴 대표=4월 28일자 1면 ‘진보 압승 와중에 이남자는 보수화’ 기사는 내용 못지않게 편집이 돋보였다. ‘보수화’를 신발로 연상해 오른쪽으로 틀어진 운동화 사진을 썼다. 센스가 돋보인다. 가장 좋았던 기사는 ‘코로나 리더십’ 기사였다. 종교와 정치, 메르켈의 과학적 리더십 등 공부할 게 많은 기사였다. (4월 24일자 23면 ‘종교의 자리를 차지한 정치, 과학을 뒤흔들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5월 23일자 ‘재난지원금 신청에 누구는 1분, 누구는 한나절’ 기사는 디지털 양극화 문제를 잘 다뤘다. 구체적인 사례로 흥미 있게 이야기를 풀었다. 전문가들의 분석과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 방법 등도 상세히 다뤄 읽을거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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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서울대 교수-타다 기사 많았지만 이면 못 살펴...현상보다 숨은 본질 찾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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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정의기억연대 논란으로 시민단체의 민주적이지 못한 부분이 드러났다. 행정안전부가 전반적인 회계감사를 하지만, 사업의 적절성과 회계의 투명성이 얼마나 지켜지는지 의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점검해 보는 기획도 필요하다.

▶양인집=에쓰오일(4월 28일)과 GS칼텍스(5월 12일)가 1조원씩 적자라는 기사는 회사가 5개뿐인 특정업계의 실적 하락을 다뤘다. 그러나 사람들이 관심 갖는 것은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와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이다. 다른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주유소 기름 값은 앞으로 어떻게 될 건지 등을 깊이 있게 다뤘으면 좋았을 것이다.

중앙일보

나동현 유튜브 크리에이터(대도서관)-코로나로 게임 비중 더 커질 것...미래 인간의 삶에 비춰 다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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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엽 세종연구소 기획본부장=미·중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외교적 관점에서 이를 다룬 기사가 많았지만, 현재의 정확한 충돌 지점은 무역과 경제 분야다. 외교안보 전공자인 제가 경제 분야를 잘 모르듯, 언론도 외교와 경제 영역이 중첩돼 놓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미·중관계를 비롯한 글로벌 역학의 변화 지점을 다각도로 분석한 기사가 필요하다.

▶민영=중앙일보는 오피니언면의 비중이 크다. 통찰도 중요하지만 데이터에 기반한 깊이 있는 분석기사가 있어야 한다. 직접 자신의 관점을 주장하기보다 풍부한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꼭 통계와 같은 데이터뿐 아니라 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현장 이야기도 많아졌으면 한다.

안전사고 예방 시리즈 기대

중앙일보

민영 고려대 교수-오피니언면엔 주관적 관점보다 풍부한 데이터로 주장 드러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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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타다 관련 기사가 여럿 있었는데, 그 이면의 이야기를 살펴보지 못해 아쉽다. 여기에는 공유경제의 한계와 미래, 플랫폼 독점의 문제 등 본질적으로 생각해봐야할 것들이 많다. 하나의 현상을 좇기보다 그 안에 숨은 본질의 의미를 찾아봤으면 한다.

▶나동현=코로나19로 게임회사의 매출이 급증했다. 앞으로 산업과 일상에서 게임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시각은 여전히 게임에 부정적이다. 게임을 미래 인간의 삶이라는 측면에서 다룬다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중앙일보

양인집 어니컴 대표-정유업계 불황 보도 좋지만, 주유소 기름값도 함께 다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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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인=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하는 경주시장에게 친일, ‘토착왜구’ 프레임이 씌어졌다. 어려울 때 돕는 것까지 친일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언제까지 결사항전 하듯 싸워야 하나. 세계가 미·중을 중심으로 분열하는 상황에서 주변국을 다 적으로 만들면 안 된다. 이 참에 친일의 개념을 명확히 정리하고 넘어가자. 정파나 이념을 떠나 개방적 관점에서 미래세대가 살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데 중앙일보가 앞장서길 바란다.

▶김우식=지난달 이천 물류창고 화재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도는 마련돼 있는데 지키지 않아서 문제다. 교육과 실천이 필요하다. 중앙일보가 끊임없이 이 부분을 환기해줬으면 한다. 이런 부분을 시리즈로 만들어 끌고 가면 좋겠다.

중앙일보

우정엽 세종연구소 기획본부장-미·중관계 비롯한 세계 역학 변화...외교·경제 등 다각도로 분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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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집=신문의 품격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말 바루기’ 코너가 있는 중앙일보에서 ‘지름신의 부활’(5월 6일), ‘재벌들이 꽂혔다’ 같은 표현을 썼다. ‘꽂히다’는 속어다. 신문에선 안 썼으면 좋겠다. 또 5월 25일자 35면 ‘사람을 찾습니다’는 5·18 당시 개인의 기억을 소환했는데, 이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중앙일보

임유진 강원대 교수-마스크에 스티커 붙이는 캠페인, 어려운 시대 함께 이기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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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얼마 전 ‘해피 마스크 이벤트’는 우울한 사회를 밝혀주는 재밌고 뜻깊은 캠페인이었다. 마스크에 스티커를 붙이면서 어려운 시대를 함께 이겨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정리=윤석만 사회에디터, 도움=윤서아 인턴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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