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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백악관, 올여름 '최신 美경제전망' 공개 않기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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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측 "코로나19 충격으로 변동성 커져…국민에 오도"

일각 '전례 없어, 수치스러운 일'…11월 美대선 의식했나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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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백악관이 매년 여름 발표하는 업데이트된 최신 중간 경제전망치를 올해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 상황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일각에선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 대통령의 재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회전문매체 더 힐 등에 따르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중간 검토보고서에서 실업률·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 등 경제동향에 대한 수정된 예측치는 물론 연방 재정적자 예측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복수의 백악관 당국자가 전했다. 이와 관련, 이들 당국자는 “코로나19발 충격으로 인해 경제에 대한 변동성이 극도로 커진 만큼, 국민에게 오도된 예측치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당국자는 “(백악관이) 최신 전망치를 발표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도 했다.

현재 대내외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미국의 경제지표는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최악의 수치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는 올해 미 성장률이 5.9% 역성장하고 실업률은 10.4%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었다.

일각에선 ‘전례’가 없는 백악관의 중간 전망치 생략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게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CEA에 몸담았던 애런 소저너는 이날 트위터에 “백악관으로서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결정은 그들에게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것과 신뢰를 파괴하지 않는 것 사이의 괴리에 의해 추진됐을 것”이라고 썼다.

WP는 “오바마 행정부 때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 전망 수치가 좋지 않았지만, 중간 전망치만은 계속 발표했었다”며 “미 대선을 불과 수개월 앞두고 발표될 예정이었던 중간 전망치를 생략한 건 경제회복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의 최고위 경제보좌관도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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