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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자고나면 학생 감염… 학부모 “아이 등교, 정말 괜찮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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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

서울 영등포 보습학원 강사 확진… 수업 들은 중학생 2명도 감염

고3 등교 시작한뒤 확진학생 13명… 2차등교 이틀째 전국 838곳 스톱

靑청원 게시판에 “등교 미뤄달라”… 유은혜-수도권 교육감 긴급회의

동아일보

확진자 나와 출입 통제된 고교 등교 수업이 중단돼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서울 강동구 상일미디어고의 28일 모습. 이 학교는 27일 고3 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등교가 중단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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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등교 수업 이틀째인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산과 학생 확진자 발생으로 800곳이 넘는 학교가 등교를 중단했다. 서울에서도 학원 강사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나와 주변 학교와 학원가에 비상이 걸렸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더 늦기 전에 1학기 등교 수업을 취소하라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 여의도 학원가에서 강사·학생 감염

서울 영등포구에선 코로나19에 걸린 학원 강사에게 수업을 들은 중학교 2학년 학생 2명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여의도의 한 보습학원 강사인 인천 계양구 거주 여성(26)은 26일부터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27일 검사를 받은 결과 2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중학생은 25일과 26일 이 학원에 갔다. 방역당국은 25일 수업에서 해당 강사와 학생들이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건물은 중고생이 다니는 학원이 다수 입주해 있어 학생들의 추가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당 중학생 중 한 명은 27일 같은 건물의 다른 학원에도 간 것으로 확인됐다. 영등포구와 교육당국은 이 강사의 확진 소식이 알려진 뒤 윤중중과 여의도중은 오전수업 후, 여의도고와 여의도여고는 점심식사 후 학생들을 귀가 조치했다.

앞서 27일에는 강동구 상일미디어고 3학년 1명이, 같은 날 오후 늦게 신도림중 1학년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체 학년 중 처음으로 고3 등교가 이뤄진 20일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모두 13명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지역 내 학교 전체가 문을 닫고 다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 기준 등교 중단 학교는 경기 261곳, 인천 243곳, 경북 186곳, 서울 117곳 등 838곳이다. 28일 하루에만 284곳이 추가된 것. 등교 중단 학교는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에서는 각각 153개 학교와 89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전날 고3 등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 등교를 전면 취소한 경기 부천시(251곳)와 경북 구미시(182곳)는 이날까지 등교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 커지는 등교 비판론

등교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중단하는 상황이 속출하자 학부모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중1 학생이라고 밝힌 사람이 ‘부디 등교 개학을 미뤄 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 학부모 온라인 카페에서는 회원들이 “등교 연기를 요구하자”며 교육부 등교 업무 담당 공무원의 전화번호를 공유하고 있다.

서울의 초등학생 학부모 A 씨는 “같은 구의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바로 옆 학교만 등교를 중지하고, 걸어서 10분 거리의 나머지 학교는 모두 등교 중”이라며 “나는 불안해서 아이를 안 보내고 있지만 전면 등교 연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4세 아이가 코로나19에 걸린 초등학생과 놀이터에서 접촉한 뒤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최근 교내 마스크 사용 지침을 완화한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다. 한 학부모는 “운동장 같은 실외에서는 일정 거리가 유지되면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지침이 수정됐던데 너무 불안하다”면서 “놀이터에서도 감염이 되는 마당에 학교가 과연 안전하겠느냐”고 말했다.

등교 수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교육당국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서울, 인천, 경기 등 3개 지역 교육감과 물류센터발 추가 확산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교육부는 여전히 고1, 중2, 초3·4를 대상으로 한 3차 등교 수업을 예정대로 6월 3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박재명 jmpark@donga.com·최예나·홍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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