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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경로 분석해보니…이태원클럽發 나비효과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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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클럽 근처도 가지 않은 애꿎은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만 되레 희생 치르는 셈 / 쿠팡 노동자들이 무슨 죄?

세계일보

쿠팡의 경기 부천 신선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29일 오전 0시 기준 누적 환자는 96명으로 늘었다. 거주지별로 보면 인천 39명, 경기 38명, 서울 19명 순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감염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택배 받기 찜찜하다는 불안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라 기사 등 애꿎은 직원의 피해도 우려된다.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사태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방역 당국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서울 용산구 소재 이태원 클럽이 발원지로 지목된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 28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소재 질본 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태원 클럽발(發) 감염이 7차 전파까지 이어지는데 단 1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중 가장 많은 수가 발생한 곳은 부천 쿠팡 물류센터다. 이태원 클럽발 5차 전파 사례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첫 확진자는 지난 23일 양성으로 판정된 인천 부평구 거주 직원으로, 그는 지난 9일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천시의 한 뷔페에서 열린 돌잔치에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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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오정동 소재 쿠팡 물류센터 건물 외벽에 회사 간판이 걸려 있다. 부천=연합뉴스


앞서 이태원 클럽을 찾았는데도 거짓말을 한 인천 학원 강사의 바이러스가 수강생에 이어 인천 코인 노래방을 매개로 택시 기사에 옮겨갔다. 이 기사는 부천의 뷔페 식당에서 열린 돌잔치의 프리랜서 사진사로 일했고, 물류센터 관련 첫 확진자는 당시 현장에 있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직원들 사이에서는 클럽을 찾지도 않고 열심히 일했는데도 엄하게 희생을 치르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쿠팡에 의지하던 소비자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도 국내에 사재기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로 쿠팡의 배송 서비스 덕분이라는 평가를 듣는 만큼, 이태원과 거짓말을 한 학원 강사에서 시작된 이번 집단감염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코로나19 관련 각종 온라인 기사의 댓글에서 안타까움을 표하는 누리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클럽간 사람들 봤니? 잠깐의 유흥을 즐기기 위해 간 거였지만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다”, “이태원 갔다 와서 거짓말한 인천 학원강사 진짜 나쁜 사람이다”, “쿠팡에서 일하시는 분들 놀러가서 걸린 것도 아니고 생계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다가 코로나19 확진되신 건데 안타깝네요”, “올초 신천지 터졌을 때 오프라인 구매 어려울 때 쿠팡 아니었으면 정말 어려웠을 것 같아요”, “‘로켓 배송’ 정말 잘 이용했는데 정말 안타깝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억울한 피해자가 가해자로 내몰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누리꾼들의 당부기이도 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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