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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수도권 초비상… 일주일새 확진자 92%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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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發 6일간 107명… 지역사회 2·3차 감염으로 이어져

쿠팡 부천 물류센터발(發) 코로나 확진자가 지난 23일 첫 확진자 발생 6일 만에 100명을 넘어섰다.

방역 당국과 지방자치단체 발표를 종합하면 29일 오후 6시 기준 쿠팡 경기 부천 물류센터 관련 누적 확진자는 107명이 됐다. 경기도가 47명, 인천이 41명, 서울이 19명으로 모두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주일(23~29일 0시 기준) 국내 지역사회 코로나 확진자 225명 중 207명(92%)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9일 신규 지역사회 확진자 55명이 모두 수도권 출신인 것이 컸다.

◇쿠팡발 2·3차 감염 이어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9일 "수도권 지역은 위기 상황으로, 현재의 감염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며 "이번 주말부터 앞으로 2주간 당국과 국민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이날 쿠팡 부천 물류센터 조사 결과, 2층 작업장에 있는 안전모, 2층 작업 스테이션에 있는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등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정 본부장은 "감염자의 침방울이 작업장 물건에 묻어 있다가 신체 접촉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발 연쇄 감염 사례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와 인천시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학원 감염도 쿠팡 관련이었다. 쿠팡 물류센터 직원과 접촉한 학원 강사의 어머니(57·인천 계양구)가 학원 강사(여·26)에게, 이 학원 강사가 수강생 2명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29일에는 이 학원 강사가 접촉했던 4명이 추가 확진됐다. 경기 고양에서는 이날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2·3차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와 접촉한 63세 남성이 28일 확진된 데 이어, 29일 이 남성의 86세 어머니도 확진됐다. 정 본부장은 "잠복기를 고려하면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계속 나올 수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은경 "일상 어디서나 감염 가능성"

이날 수도권에선 쿠팡 물류센터 외에도 산발적인 집단 감염 사례가 잇달아 나왔다. 경기 광주 오포읍 '행복한 요양원'의 요양보호사(여·68)가 지난 27일 코로나로 확진됐는데, 29일 4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도는 지금까지 확진자 5명이 나온 요양원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하고 요양원 입소자 114명과 직원 82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인천에선 학원 강사와 관련한 코로나 확진자인 학습지 교사에게 지난 15일 수업을 들었던 8세·12세 형제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성동구에선 60대 식당 종업원이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상태로 확진됐다. 이 여성은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고도 열흘 동안(18~27일) 하루 12시간씩 식당에서 일해 감염 전파 우려가 크다. 정 본부장은 "일상 어디서나 감염 가능성이 있다. 확진자가 1명이라도 있다면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와) 똑같은 감염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다음 달 1일까지 쿠팡과 마켓컬리 등 유통기업의 물류센터 35곳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물류센터 같은 사업장 내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실내 휴게실, 탈의실 등 공동 공간 이용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 흡연실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방역 조치를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29일 코로나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국내 도입을 결정했다. 식약처가 특례 수입을 승인하면 별도 국내 허가·신고 절차 없이도 수입해 처방할 수 있다. 이르면 다음 주 초 수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렘데시비르는 폐렴 증상이 있고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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