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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용수 할머니 겨눈 2차 가해 확산…"노망" "치매" "가짜 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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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기역연대(정의연)와 정의연 전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한 후 온라인에서는 이 할머니를 겨눈 혐오표현과 인신공격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7일 이 할머니가 대구에서 첫 기자회견을 연 직후부터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할머니의 발언 내용과는 상관없는 비난과 조롱의 글이 쏟아졌다.

"(이 할머니가) 치매다", "노망이 났다"는 식의 노인 혐오부터 "대구 할매", "참 대구스럽다" 등 지역 비하발언까지 잇따랐다.

이 할머니가 지난 25일 2차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의원을 재차 강하게 비판한 후에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친여 인사를 지지하는 페이스북 모임 등에서는 '보수단체와 야당 측이 할머니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2012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려던 이 할머니를 윤미향 의원이 만류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부터는 할머니가 최근 기자회견에 나선 동기를 '질투심'으로 모는 시각도 나왔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는 "자기는 국회의원도 못 하고 죽게 생겼는데, 새파랗게 어린 게 국회의원 한다니까 못 먹는 감에 독이라도 찔러넣고 싶었던 게지", "구순이 넘은 나이에 노욕이 발동했다" 등 이 할머니가 윤 의원에 대한 질투심 때문에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심지어 '가짜 위안부'라고 말까지 나왔다. 한 블로거는 포털사이트에 "한국에서 피해자 흉내를 내던 '자칭' 위안부들은 모두 사기꾼"이라며 "이용수 할머니는 아예 위안부와 상관없는 사람이고, 반일감정을 부추기며 선동해 돈을 벌던 인물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이처럼 온·오프라인에서 확산하는 혐오성 발언과 음모론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가 이토록 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어렵게 목소리를 낸 할머니가 배제되고 억압받는 일이 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썼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공격은 명백한 2차 가해이자 인격살인이고 반인륜 범죄"라며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news@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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