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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국 전직 관리 "미중갈등에 온건파 설 자리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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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자 "거친 제스처로 문제 해결 안 돼" 지적

연합뉴스

작년 6월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 중인 가운데 중국 내 온건파들이 강경파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 정부의 고문으로 활동 중인 한 전직 관리는 SCMP에 "중국에는 전투 정신을 강조하는 세력과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세력이 있는데 현재는 전자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아직도 미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미 양국이 협력하는 것은 양국에 이익이 되지만, 서로 다투는 것은 상처만 남긴다"고 대미 유화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지난 24일 전인대를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의 거친 공세에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대립보다는 협력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 전직 관리는 중국 지도자들의 이런 공식적인 말과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 사이에는 종종 큰 혼란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는 "비록 우리가 (대외적으로는)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실무층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정책 집행이 적절하게 조율되지 않고, 때때로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2018년 무역전쟁으로 본격화한 미중 갈등은 이후 기술·군사·외교·인권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날로 첨예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이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홍콩 국가보안법 법제화를 강행하면서 양극 간의 갈등은 '신냉전' 수준으로 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학계에서도 대화와 타협보다 강경 대응으로 쏠리는 중국의 대외 정책 흐름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중국해양대학 팡중잉(龐中英) 교수는 SCMP에 "우리는 직면한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수단이 필요하지만 외교적인 수단이 비외교적인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거친 제스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지만 외교가 없으면 문제는 대립으로 바뀌게 된다"고 지적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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