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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로봇손에 인공피부..."스마트폰 쥘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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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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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모사 3중층 인공피부를 부착한 로봇 손의 동작 모습개발한 인체모사 피부는 그림과 같이 로봇 손에 부착되었다. 물체 잡기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기존 로봇 손은 엄지손가락을 쓰지 않고는 휴대폰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른쪽 그림과 같이, 개발한 다공성 실리콘 소재의 3중층 인공피부 구조를 부착함으로써 피부구조가 휴대폰이 밀리지 않도록 고정해 주어 손바닥과 네 손가락만을 이용해서 휴대폰을 잡을 수 있었다. 제공 : 한국과학기술원 박형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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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피하지방층을 모사한 ‘인공피부’가 개발됐다. 이를 로봇손에 적용하면 스마트폰, 문고리, 드라이버 등 기존 로봇손이 잡기 힘들었던 물체를 손쉽게 잡을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형순 교수, 김택수 교수 연구팀이 사람 손바닥 피부의 특성을 모사해 로봇손의 조작성능을 높여줄 인공피부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지금까지 인공피부는 실제 피부와 차이가 없는 미관상의 기능이나 뭔가를 잡거나 눌렀을 때 느낌을 줄 수 있는 감각 기능 재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 개발된 인공피부는 임의의 모양의 물체에 밀착되도록 변형되면서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는 기술에 중점을 뒀다.

연구팀은 손바닥 피하지방층의 물리적 특성을 분석, 부드러운 지방조직과 질긴 섬유질 조직이 복합돼 누름에 유연하면서도 비틀림·당김에 의한 변형에 강인하게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를 토대로 손바닥처럼 말랑한 다공성 라텍스 및 실리콘을 이용해 손바닥 피부와 동일한 비선형적·비대칭적 물리적 특성을 지닌 ‘3중층 인공피부’를 제작했다.

기존 로봇손은 엄지손가락을 쓰지 않고는 휴대폰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3중층 인공피부를 부착한 로봇손은 피부 구조가 휴대폰이 밀리지 않도록 고정해 줘 손바닥과 네 손가락만을 이용해 휴대폰을 잡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피부에 난 기공들을 누르면 쉽게 압축돼 물체의 형상에 맞게 변형되는 데다 기공 사이사이 질긴 라텍스 격벽이 비틀림·당김에 강하게 저항해 대상 물체를 꽉 움켜쥐듯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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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피부 구조를 모사한 인체모사 3중층 인공피부 구조 인체모사 3중층 인공피부는 사람의 손바닥 피부 3중층을 모사하여 제작되었다. 왼쪽 위 그림과 같이 사람 손바닥 피부는 겉 피부층, 피하지방층, 근육층의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구조를 모사하여 아래 그림과 같은 인체모사 3중층 인공피부 구조가 제작되었다. 특히 피하지방층의 경우 물컹한 지방질 조직과 질긴섬유질 조직이 복합되어 비대칭적 물성을 가지는데, 이를 질긴 고무 격벽을 가지면서도 내부의 수많은 기공으로 인해 말랑말랑한 다공성 라텍스 구조(오른쪽 상단 그림)를 이용하여 재현하였다. 결과적으로 제작한 인체모사 3중층 인공피부 구조는 물체의 형상에 대해 피부구조가 밀착되게 변형되면서도 물체가 흔들리는 것은 질긴 격벽 구조가 견고하게 잡아주면서 안정성과 조작성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제공 : 한국과학기술원 박형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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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에 따르면 3중층 인공피부를 부착한 로봇손과 기존 실리콘 소재 단일층 인공피부를 부착한 로봇손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물체를 고정할 수 있는 작업 안정성,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조작성이 각각 30% 정도 향상됐다.

연구팀은 향후 나사처럼 작은 물체, 계란처럼 쉽게 깨질 수 있는 매끄러운 물체 등 조작대상의 크기나 단단함, 표면특성 등을 고려, 인공피부의 질감·두께·형상을 조절하는 등 용도에 맞는 최적의 피부구조를 설계하는 방안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닉암메카트로 닉스융합연구사업’ 및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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