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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반도체공장 같은 `첨단 수직농장`…생산성 비닐하우스의 4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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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리포트 / '포스트 코로나' 농업의 재발견 ◆

매일경제

강대현 부사장


국내 스마트농업의 선두주자인 팜에이트(Farm8). 샐러드용 채소류 생산·가공업체인 이 회사는 다양한 투자사들로부터 총 2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팜에이트의 출발은 새싹채소 생산이었지만 지금은 작물을 밀폐된 공간에서 재배하는 첨단 식물공장 기술까지 확보하는 등 혁신을 거듭하며 성장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23% 성장률을 기록하며 작년 472억원 매출을 올렸다. 본격적인 흑자 구조로 전환해 도약하고 있는 이 회사의 경기도 평택시 소재 제1공장을 최근 찾았다.

청색의 현대식 건물로 지은 식물공장에 들어서려면 우선 흰색 방진복부터 입어야 했다. 반도체 공장처럼 에어샤워를 거친 뒤 들어서자 대형 선반이 눈앞에 나타났다. 아래위층 각 6단씩 총 12단으로 설계된 선반에는 칸칸이 엽채류 작물이 자라고 있다.

선반의 각 칸에서는 LED 조명이 태양빛을 대신하고, 흙 대신 물이 뿌리에 영양분을 주고 있다. 이 물은 채소가 자라기에 가장 적합한 영양분이 섞여 있어 양액이라고 불린다. LED 조명을 얼마나 켜고, 양액을 얼마나 흘릴지, 실내 온도와 습도, CO2 농도 등은 사전에 맞춰진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된다. 국내 최대인 600평 규모 이 식물공장에서는 하루 6000포기 엽채류를 생산할 수 있다. 같은 면적의 비닐하우스 시설재배와 비교하면 생산성이 무려 40배나 높다.

지난해 9월부터 새로 가동하기 시작한 이 첨단 식물공장 위력은 이번 여름에 본격 발휘될 전망이다. 엽채류는 생육 적정 온도가 22~23도 수준이라 30도를 넘나드는 여름에는 열기에 녹아버려 재배가 어렵다. 그러나 식물공장에선 한여름에도 아무런 문제없이 엽채류를 길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팜에이트 주력 매출이 엽채류를 가공한 샐러드 제품에서 나오다 보니 항상 여름철 야채 수급이 문제였다. 강대현 팜에이트 부사장은 "여름철에도 평소처럼 안정적으로 신선한 엽채류를 확보하게 되면 회사 실적 개선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팜에이트는 신사업에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을 비롯한 설비 판매다. 작년에 15억원 정도 초기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이 사업으로 100억원 정도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일본으로부터 주문받은 6대의 컨테이너를 제작하고 있다.

공장 한쪽에선 직원들이 일본으로 보낼 컨테이너형 식물공장 제작에 한창이었다. 이 공장은 규모는 작지만 자동화 수준은 훨씬 더 높다. 엽채류 재배 선반도 일반 식물공장이 한 층에 6단인 반면 컨테이너는 10단으로 구성돼 있다. 내부에는 자동이송로봇까지 있어 싹을 자동으로 심고 수확도 자동으로 한다. 마지막 포장도 기계가 자동으로 해준다.

팜에이트는 식물공장을 활용한 계약재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자체적으로도 식물공장을 더 늘리겠지만 계약재배 농가에도 식물공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각 농가는 날씨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 팜에이트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채소 확보가 가능해 윈윈이다.

강 부사장은 "궁극적으로는 회사와 계약농가를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연결해 작물의 이력추적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식물공장을 기반으로 하는 종합적인 애그테크 회사로 발전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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