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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 습격, 백화점 약탈…25개 도시 야간통행금지령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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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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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와 강력한 공권력이 유지되는 나라가 맞나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교민 윤 모씨(44)는 가족과 함께 극도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에서 시작된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LA에서 불법 폭력·약탈 시위로 변질돼 도시 전체를 무방비 상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윤씨는 "이날 밤 베벌리힐스 쇼핑 거리에 있는 백화점과 명품 상가들이 시위대에 속수무책으로 털렸다"며 "시위대 발길이 한인타운이 밀집한 월셔길로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세계 최고의 경찰 공권력을 자랑하는 미국에서 지난 주말 경찰 차량 수백 대가 전소되고 주요 상점과 마트, 백화점이 약탈되는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벌써부터 미국 내에서는 1992년 63명이 사망하고 1조원대 재산 피해를 낸 LA 흑인 폭동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고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및 공권력 규탄 시위는 지난 주말 미니애폴리스를 넘어 백악관이 자리 잡은 워싱턴DC, 북서부 시애틀부터 남동부 플로리다까지 미국 전역 주요 도시에서 들불처럼 피어올랐다.

워싱턴DC에서는 대통령 비밀경호국(SS) 차량 3대가 시위대에 의해 파손되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하는 과정에서 시위대가 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맞섰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시위대가 시 청사 앞에 있는 전 시장의 동상을 밧줄로 묶어 불을 붙이고, 경찰차를 비롯한 차량 여러 대가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CNN에 따르면 시위가 폭력 사태로 비화하면서 미네소타·조지아·오하이오·콜로라도·위스콘신·켄터키 등 12개 주와 수도 워싱턴DC에서 치안 유지를 위한 주 방위군 배치가 승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0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미 미네소타주 인디애폴리스에 주 방위군이 배치됐음을 알리며 "주 방위군 투입을 통해 미니애폴리스 경찰 본부가 전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AP통신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관련 소요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800명 규모로 정규군 병력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 육군 정규군 투입은 1992년 LA 폭동 당시 마지막으로 사용됐다.

LA 흑인 폭동 사태를 경험했던 LA와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등 일부 도시는 갈수록 시위가 불법 폭력 집회로 변질되자 31일 밤부터 통행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LA는 특히 베벌리힐스 내 알렉산더 매퀸 등 명품 점포들이 시위대의 타깃이 돼 유리문이 깨지고 핸드백 등의 물품이 도난당했다. 이날 현재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동된 도시는 16개 주에서 25곳에 이른다. 시카고에서는 미시간 애비뉴의 나이키 매장이 초토화됐고, 메이시스 백화점에서도 핸드백 등이 도난당했다. 뉴욕 맨해튼의 아디다스 매장, 포틀랜드의 루이비통 매장도 약탈범들의 표적이 됐다. 미국의 대형 유통체인 타깃(Target)은 약탈 위험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175개 매장에 대해 일시 폐쇄를 결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상상할 수 없는 폭력·약탈 집회로 변질된 최근 상황에 대해 "감염병 대유행, 경제 위기, 정치적 혼란에 경찰에 대한 시민 분노까지 겹쳐 미국이 국가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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