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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 첫 온라인 공채시험…타기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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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문제 읽기 불편” “집에서 편히 시험” 엇갈린 반응

3만~4만명 응시 추정…오뚜기도 상반기 도입 예고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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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처음 실시한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이 시스템 오류나 부정행위 등의 큰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종이시험에 익숙한 응시생들의 “문제지에 밑줄을 그을 수 없어 불편했다”는 반응에서부터 “주말 아침 고사장까지 이동하지 않아서 편했다”는 반응 등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삼성에 이어 다른 대기업들도 온라인 채용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30일과 31일 이틀간 각각 오전 9시, 오후 2시로 나눠 총 4회에 걸쳐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인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진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첫 대규모 온라인 시험에도 서버 과부하 등의 시스템 오류는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은 응시생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3만~4만명이 시험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은 5월 중순에 응시생들에게 문제풀이용지와 휴대전화 거치대, 주의사항 안내문 등을 사전 전달했다.

응시생들은 휴대전화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리고 PC나 노트북을 통해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시험을 봤다. 감독관들의 부정행위 감시용인 스마트폰 화면에는 응시자의 얼굴과 손, PC 모니터 화면과 마우스가 보이도록 했다. 감독관들은 응시생들의 손이 화면에서 벗어나지 않는지, 문제풀이용지가 사전에 개봉된 흔적은 없는지 등을 확인했다. 감독관 1명당 9명의 응시생을 원격으로 감독했는데, 응시생들 사이에선 “부정행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종이 문제지에 밑줄을 긋고 중요한 표시를 하는 것에 익숙한 응시생들에겐 생소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모니터를 손으로 만지며 문제를 읽는 것을 금지한 것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 응시생은 취업 카페에 “눈으로만 문제를 읽다 보니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글을 남겼고 “모니터가 작으면 문제를 다시 읽기 위해 스크롤을 올리거나 내리는 불편함이 있다”는 글도 올렸다. 또 가족과 함께 거실을 사용하는 경우 주변 소음 때문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 시험을 위해 미리 스터디룸을 빌렸다는 글도 많이 올라왔다.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한 응시생은 “자취방에서 시험을 봤는데, 고사장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아끼고 편안한 환경에서 시험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응시생은 “주말 아침에 나오지 않아서 편했다”며 “시스템도 잘 돌아갔고, 감독관도 친절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틀간의 시험이 큰 문제없이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부정행위도 발견되지 않았다. 삼성은 “시험 1일차에는 온라인 시험을 처음 접하는 응시자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일부 있었으나 1일차 시험의 반응이 알려지면서 2일차에는 한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삼성은 “온라인 시험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채용방식으로서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라며 “이번 첫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보완을 거쳐 다양한 채용분야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온라인 시험이 다른 대기업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본다. 앞서 오뚜기는 상반기 채용시험을 온라인으로 치르겠다고 밝혔고 SK이노베이션도 상반기 채용과정에서 화상면접을 도입할 계획이다. LG전자와 카카오도 경력직 또는 상시채용 지원자에 대해 화상 면접을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응시생들의 불편을 보완한다면 온라인 채용시험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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