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짝수해 우승이 전통…이소영 선두 질주 끝 우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 정상

보기는 2개뿐, 유해란 추격 따돌려

사우스 스프링스 2승 ‘약속의 땅’

중앙일보

E1 채리티 오픈 우승 직후 물 대신 꽃잎으로 축하 세례를 받는 이소영(왼쪽). [사진 KLPGA]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1일 경기 이천 사우스 스프링스 컨트리클럽.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2위에 1타 차 불안한 선두를 이어가던 이소영(23)이 담담한 표정으로 16번 홀(파4) 페어웨이에서 어프로치 샷을 시도했다. 핀과 93m 떨어진 거리에서 시도한 샷은 홀을 살짝 비껴 30㎝ 거리에 붙었다. 승부처에서 분위기를 바꾼 이소영의 이 샷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우승을 이끌었다.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로 3타를 줄인 이소영은 합계 17언더파를 기록해, 유해란(19·15언더파)의 추격을 2타 차로 제쳤다.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지켜 정상에 오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2018년 9월 올포유 레노마 챔피언십 이후 1년 8개월 만에 거둔 통산 5승이다. 2016년 프로에 데뷔한 이소영은 그해 1승, 2018년 3승에 이어, 올해도 우승하며 짝수 해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원. 골프에서 타수를 지키며 순위 싸움을 하는 건 힘든 일이다. 1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소영은 동반 라운드를 한 유해란, 최예림(11언더파·5위)과 한두 타 차 싸움을 힘겹게 벌였다. 몇 차례 3~5m 긴 거리에서 시도하는 파 퍼트도 있었다. 모두 깔끔하게 넣어 위기를 넘겼다. 그 사이의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2번 홀까지 버디 1개에 그쳤던 그는 13번 홀(파4·234m)에서 1온에 성공한 뒤 2퍼트로 버디를 추가했다. 그리고 16번 홀 버디로 승부를 갈랐다.

중앙일보

프로골퍼 이소영.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돌부처처럼 표정 변화 없이 경기하던 모습에, 대회 현장에선 “이소영은 멘털 갑”이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이소영은 “때때로 중압감이 있었지만, 전날 연습하면서 생긴 감각과 자신감으로 쳤더니 파 퍼트가 잘 들어갔다. 퍼트에 자신감이 있으니까 샷도 잘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소영이 72홀을 도는 동안 기록한 보기는 2개뿐이었다. 그것도 2라운드에서만 기록했고, 1, 3, 4라운드는 보기 없이 라운드를 마쳤다. 그는 “(대회 장소인) 사우스 스프링스가 약속의 땅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우승해 기분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소영은 앞서 우승했던 올포유 레노마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사우스 스프링스 컨트리클럽에서만 두 차례 우승해 남다른 인연을 이어갔다.

국가대표 시절부터 한국 여자 골프 차세대 스타 후보로 주목받던 이소영도 어느새 프로 5년 차를 맞았다. 2018시즌 한 해에만 3승을 거둬 다승왕에 올랐던 그는 지난해 준우승만 세 차례 하는 등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시즌 재개를 앞두고 지난달 제주에서 열흘간 합숙 훈련하며 샷을 가다듬었다는 그는 앞서 올 시즌 두 대회에서 모두 4위에 머물렀고, 결국 622일 만에 기어코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이소영은 대상 포인트 1위(134점)로도 올라섰다. 시즌 초반 우승을 맛본 이소영은 “5년 차인데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기회가 온다면 우승하고 싶다. 또 꾸준하게 치는 걸 좋아한다. 꾸준한 성적으로 대상 포인트 1위도 잘 지켜 연말에 대상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짝수 해에만 우승을 거둔 ‘짝수 해의 법칙’을 이어간 그는 “내년에도 우승하고 싶다. 이 공식이 없어지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천=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