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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車 해외판매 또 48% 급감…내수 반짝에도 `깊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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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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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난달 한국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었다. 해외 부품 수급 문제 탓에 업체별로 수일간 생산 차질을 겪은 데다 미국과 인도, 유럽 등에서 수요 심리가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코로나19발 판매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이 작년 5월보다 23.7% 감소한 348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은 54.1% 급감하며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내렸다. 차부품(-66.7%) 등의 수출도 반 토막 났다. 4월 99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는 4억4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비교적 선전한 데다 유가 하락 등 여파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다. 반도체는 18개월 만에 총수출(7.1%)과 일평균 수출(14.5%) 모두 플러스로 전환했다. 5월 수입은 21.1% 하락한 344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날 국내 완성차업체 5곳에 따르면 지난달 완성차 판매량은 총 42만3416대로 전년 동기(66만5136대) 대비 36.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5월 내수 실적은 14만61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늘어난 반면 수출과 해외 생산을 더한 해외 판매 실적은 27만7286대로 47.8% 급감했다. 이로 인해 업체별로 적게는 16%에서 많게는 39%까지 완성차 판매 실적이 줄어들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 7만810대, 해외 14만6700대 등 전 세계에서 완성차 21만751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내수 판매는 4.5%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는 49.6%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도 39.3% 줄었다. 내수는 신형 아반떼와 그랜저가 흥행에 성공하며 실적을 견인했고, 제네시스가 1만2000대 이상 팔려나가면서 브랜드 출범 이후 월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인도와 멕시코, 브라질 등 해외 공장이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해외 판매는 반 토막 났다.

같은 달 기아자동차는 국내 5만1181대, 해외 10만9732대 등 완성차 16만913대를 전 세계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쏘렌토와 K5, 스포티지 등 주력 모델이 선전하며 전년 동기보다 내수 실적은 19.0% 늘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해외 판매 실적은 44.0% 감소하며 전체 실적이 32.7% 줄었다.

올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내놓은 한국GM도 같은 기간 내수와 해외 판매 모두 줄어들면서 전체 판매량이 39.7% 감소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XM3와 캡처 인기에도 불구하고 닛산자동차 로그 위탁계약 취소에 발목이 잡히며 판매량이 16.2% 줄었다. 하반기 G4 렉스턴 부분변경 모델과 티볼리 에어 출시를 앞둔 쌍용자동차 또한 5월 내수와 해외 판매에서 동반 부진을 겪으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2.8% 감소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올해 주요 업체들이 신차를 발표하면서 내수 판매가 늘고 있는데,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수출 실적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을 것"이라며 "2007~2008년 당시 팔렸던 자동차들이 폐차 또는 교체 수순에 접어들면서 신차 사이클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정부가 전기차, 수소차 등에 대한 구매 지원을 조기 집행하면서 이달까지 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등으로 상승세를 탄 국내와 달리 해외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코로나19 확산이 현재진행형인 데다 하반기에는 2차 대유행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해외 판매량이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에 3분기까지 자동차 해외 판매 실적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 4대 중 3대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인센티브를 활용한 내수시장 활성화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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