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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중국 따라와봐, 삼성전자 평택 낸드플래시 9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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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룸 착공, 내년 하반기 양산

19년째 1위 낸드 초격차 벌리기

지난달엔 파운드리 10조 투자

메모리·비메모리 쌍끌이 전략

중앙일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증설공사 현장.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으며 2021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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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비메모리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의 투자를 가속화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평택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0조원 투자에 이어 1일 낸드 플래시 반도체에 7조~9조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추격의 속도를 높이자 과감한 투자로 더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초격차’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일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클린룸 공사에 착수해 내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세대(5G) 통신 보급에 따라 장기적으로 낸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메모리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시장기회를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은 건물 건립, 클린룸 설치, 장비 투입, 시제품 생산, 양산 순서로 구축된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삼성이 투자하는 금액을 7조~9조원 규모로 추산한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개인용 컴퓨터(PC)에 들어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액은 135억8000만 달러(약 16조7794억원)로 전기 대비 8.3%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45억 달러, 시장점유율 33.3%로 1위를 기록 중이다. 낸드 분야에서 삼성은 2002년 이래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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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낸드플래시메모리 점유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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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에는 업계 최초로 100단이 넘는 6세대(1XX단) V낸드 제품을 양산한 바 있다. 낸드의 ‘단’은 셀을 겹겹이 쌓음으로써 속도와 안정성·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반도체 1위에 올라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분야에서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은 물론 국내업체 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4%에 불과하다. 반도체 비전 2030은 투자 금액만 10년간 130조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자칫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투자로 메모리 분야 1위 수성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경쟁사들 역시 메모리 시장을 호시탐탐 넘보고 있다. 100단이 넘는 고층 낸드 메모리 양산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비메모리 분야 강자인 인텔은 올해 144단 낸드 양산 계획을 밝혔고, 마이크론도 2분기에 128단 낸드 양산을 시작한다. 중국의 양쯔메모리(YMTC) 역시 지난달 128단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며 연내 양산을 선언했다. SK하이닉스도 176단 4차원(4D) 낸드를 연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160단 이상 7세대 낸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D램보다 낸드의 기술 진입 장벽이 낮다”면서도 “아직 삼성과 경쟁사들의 격차가 제법 되지만 삼성은 선제적인 투자로 ‘초격차’를 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최철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메모리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최고의 제품으로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함으로써 국가 경제와 글로벌 IT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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