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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홍콩 경찰 톈안먼 추도집회 불허…30년만에 처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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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홍콩에서 매년 열리는 톈안먼 추모 집회.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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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중국 텐안먼(천안문) 사태를 기리기 위해 매년 홍콩에서 거행되던 공식 추모 행사가 올해는 열리지 못하게 됐다. 홍콩 경찰이 오는 4일로 예정됐던 추모 집회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톈안먼 희생자 추모를 위한 촛불 집회가 금지된 건 30년 만에 처음이다.

홍콩 시민들은 1989년 6월4일 톈안먼 사태 이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년 6.4 추모집회를 열어왔다. 톈안먼 사태는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던 베이징 텐안먼 시위 현장에 군을 투입해 유혈 진압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태로 대학생과 시민 수백명~수천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일 CNN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올해 6.4 톈안먼 추모집회를 불허했다.

경찰은 불허 통보서에서 오는 4일까지 연장된 8인 이상 집회 금지 조항을 들며 "대규모 집회를 할 경우 국민의 감염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는 반중 인사를 처벌하는 중국 국가보안법(중국명 안전법)에 따라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사회 통제가 이미 시작됐다는 게 일반적 평가이다. 보안법은 반중 시위 등을 위법 행위로 규정하고, 반중 성향의 개인이나 시민단체에 국가 권력 전복죄를 적용해 최장 30년형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집회 주최 측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는 학교와 노래방, 체육관 등이 모두 재개장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우려를 든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국의 불허 방침을 미리 예상했던 리척얀 지련회 주석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4일 예정된 추모집회를 열겠다며 당일 오후 8시 촛불을 켜고 1분간 묵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대규모 집회 대신 8명 1조씩 게릴라 집회로 개최된다고 덧붙였다.

홍콩 경찰은 지난 28일 중국 전국인민대회(한국의 국회 격)에서 보안법이 통과된 전후로 반중시 위에 '무관용'식 진압 태도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6.4 추모집회는 보안법 통과 후 홍콩 반중 시위를 대하는 중국 정부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CNN은 "올해 톈안먼 추모집회는 코로나19 여파에 온라인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대유행 사태가 지난 내년에도 보안법이 집회를 완전히 막을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전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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