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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LA 코리아타운 등 상점 26곳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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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사망’ 시위 격화]“물건-현금 약탈하고 방화까지”

정부, 美공관 10곳에 대책반 구성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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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되면서 200만 미국 한인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교민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외교부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본부에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미국 주재 공관 10곳에도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1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내 항의 시위로 미네소타 10건, 조지아 6건,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 6건, 캘리포니아 3건, 플로리다 1건 등 총 26건의 한인 상점 재산 피해가 접수됐다. 전날 보고된 피해 사례(미니애폴리스 5건, 애틀랜타 2건)보다 대폭 증가한 수치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내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가 내려져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고 인적도 뚝 끊겼다. 총성과 시위대의 함성, 헬리콥터 소리는 밤새 들렸다.

코리아타운 내 쇼핑몰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시위대가 코리아타운을 지나가면서 한인이 운영하는 카페 등 상점 유리창을 깨고 통신사 대리점과 신발 가게 등을 약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한인타운에 18년째 거주 중인 강태완 씨(60)는 본보에 “시위대가 한인타운 내 한인이 운영하는 통신사 대리점 ‘티모바일’ 유리창을 깨고 매장에 있는 물건들을 훔쳐갔다”고 말했다. 옥스퍼드센터 플라자 안전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인 동포인 이윤선 씨는 “1992년 LA 폭동을 겪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도 한인 피해가 이어졌다. 미동남부한인외식업협회 김종훈 회장은 “미드타운 인근 일식·한식당 3곳 등 등 7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7일에는 애틀랜타 최대 한인타운 덜루스에서 흑인단체 주관 시위가 예정돼 있어 근처 업소들은 당일 휴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피해가 가장 많이 접수된 미네소타 한인회의 황청수 이사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피해 점포들을 직접 방문했는데 방화가 일어난 두 점포는 완전히 타버려 전쟁터나 다름이 없었다”고 전했다.

온라인 한인 커뮤니티에도 피해 상황을 호소하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여성은 “(시위대가) 전기철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다 가져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결국은 불도 질렀다”고 토로했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평생을 일군 건물 두 채가 한순간에 피해를 입었다는 교민도 있었다.

교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피해 상황 수습에 나서고 있다. 애틀랜타 교민들은 폭력 시위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위를 결성하고 피해를 입었을 경우 24시간 비상연락처로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은 지역 한인단체 등과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면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윤수민 특파원 soom@donga.com / 신아형·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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