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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흑인 사망

美 흑인 사망 시위 폭력에 '외부세력' 개입했나…실체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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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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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에서 번지는 가운데 일부 '외부세력'이 시위를 방화·약탈 등 폭력적 양상으로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그 정체에 관심이 쏠립니다.

CNN 방송은 1일(현지 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이 시위 중 발생한 폭력 및 경찰관 폭행에 연루된 극우와 극좌 단체 모두를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연방 법집행기관 관리들은 합법적인 시위를 틈타 파괴와 폭력을 수행하려는 조직화된 집단을 알고 있다며 여기에는 무정부주의자와 극우 극단주의·백인 우월주의와 연루된 반정부 집단, 극좌 집단인 안티파(antifa, 반파시스트) 이념에 동조하는 극좌 극단주의자들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네소타 관리들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합법적 시위자들과 뒤섞여 있다며,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미네소타로 오라고 촉구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린 백인 우월주의 그룹과 연관된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코 루비오(공화당·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안티파부터 '부걸루' 집단에 이르는, 테러리스트 목록에 오른 외부세력이 폭력을 저지르라고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이 전문적 선동가 중 다수가 단순히 좌파냐 우파냐 하는 구분에 맞지 않는다"며 "그들은 점점 커지는 반정부 극단주의 운동의 일부"라고 덧붙였습니다.

부걸루는 느슨한 형태의 극우 극단주의 조직으로, 우파와 좌파 간 이념 대립으로 곧 '2차 내전'이 발발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실제 마이애미에서는 체포된 57명 중 이 지역 주민은 1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미시간·조지아·뉴욕·미네소타주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약탈자들이 조직화돼 있었으며 이 도시 외부에서 왔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체포된 59명 중 47명은 미네소타주 주민이었습니다.

백악관 주변에서 시위를 하다 체포된 17명 중 대다수도 워싱턴DC 주민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은 이들 외부세력의 정체를 '안티파'와 '급진 좌파'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바 장관은 "많은 지역에서 폭력은 안티파 같은 전략을 쓰는 무정부주의자와 극좌 극단주의 그룹에 의해 계획되고 조직되고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안티파:반파시스트 핸드북'의 저자인 럿거스대학 교수 마크 브레이는 1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의 경솔한 혐의 제기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브레이는 "그들은 공격적인 시위를 불법화하고, 백인 우월주의와 경찰의 잔인성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반파시스트 운동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레이는 안티파 그룹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회원들은 경찰이나 극우 조직에 자신의 정치적 활동을 숨긴다는 점, 첩자의 침투에 대한 우려가 있고 고도의 헌신을 요구하는 점 때문에 소규모로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브레이는 "기본적으로 이처럼 숨 막힐 정도의 파괴를 스스로 해내기에 충분한 무정부주의자나 안티파 그룹 회원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일부 극단주의 활동 연구자들은 극우 극단주의자들의 관여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극단주의 프로그램 연구자 J.J.맥냅은 주말 시위 현장을 담은 사진들을 조사한 결과 군중 속에서 소총과 군사 장비로 무장한 '부걸루' 회원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맥냅은 "그들은 자신들의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 (시위에) 동참하길 원한다"며 "그들은 시위 참가자들이 무질서를 유발하는 데 유용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일론대학 컴퓨터공학과 메건 스콰이어 교수도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시위 현장 주변에서 최소한 4명의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회원이 나오는 사진을 봤다고 밝혔습니다.

연방 관리들은 또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는 허위정보 유포 활동에 해외 적들이 개입했는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관리들은 4월 팔로워 수가 200명이 채 안 되는 소셜미디어 계정이 급증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허위정보 유포 활동의 흔적입니다.

이들 계정은 시위 사진이나 경찰의 잔인성에 대한 자료, 코로나19 관련 자료 등을 게시했는데 정치적 분열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리들은 분석했습니다.

펠 국제관계공공정책센터의 국장 제임스 루더스는 미국의 인종적 단층이 분열을 심으려는 해외의 적들에게는 완벽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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