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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합참의장을 시위대응 총책임자로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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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 최고책임자인 합참의장을 시위 대응 총책임자로 앉혔다. 주지사들과 전화 통화에서 강경 대응을 주문하면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뉴욕시와 워싱턴시가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군병력이 미 50개주 절반 가까이에 배치되는 등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초강경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5개월 뒤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강경대응으로 보인다.

"합참의장이 총 책임자"
CNBC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합참의장인 마크 밀리 대장을 시위 대응을 위한 총 책임자로 지명했다.

NBC가 입수한 주지사들과 트럼프의 전화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주지사들에게 "합참의장이자 투사이고 전사인, 수많은 승리를 거뒀지만 패한 적은 없는 밀리장군이 이곳에 있다"면서 "그는 여러 주에서 다뤄지는 방식을 혐오하고 있다. 나는 그를 방금 책임자로 앉혔다"고 밝혔다.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밀리 장군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곧바로 알려진 것이 없다고 CNBC는 전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 23개주와 워싱턴DC에 주방위군(내셔널가드) 1만7000여명이 배치됐다.

케일리 매키너니 백악관 공보관은 "미 전역에 추가로 연방 자산(군병력)이 배치되고, 각 주와 지방정부를 연계하는 중앙지휘부가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이 지휘부에 밀리 장군, (마크)에스퍼(국방장관), (윌리엄)바(법무장관)이 함께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세부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NBC는 트럼프가 1807년 제정돼 1992년 캘리포니아주의 로드니 킹 시위 사태 당시 적용됐던 '반란사태 법'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시위진압을 위해 군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

"당신들 대부분은 나약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주지사들과 통화에서 각주의 미온적인 시위 대응을 격하게 비난했다. 그는 뉴욕시의 시위상황에 대해 "끔찍하다"면서 주지사들이 공권력을 동원해 상황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상황을 장악해야 한다. 장악하지 못한다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면서 "그저 얼간이 집단으로 보일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는 또 시위대를 체포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극좌' 세력이 폭력시위 배후라면서 주지사들에게 왜 폭도들을 체포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는 "강경하면 할수록 피해도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정부 소요확대 대비해 경계 강화
일부에서 폭력시위가 잇달으면서 각 주정부의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댈러스, 시애틀을 비롯해 최소 6개주의 13개 시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주와 뉴욕시는 뉴욕시 전역에 걸쳐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폭력과 약탈 등을 막기 위해 경찰 배치를 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DC도 교외지역에서 이례적으로 시위가 일어난 뒤 1일 밤 7시부터 통행금지를 실시했다.

LA시는 비벌리힐스 등이 있는 산타모니카 상가지역에 오후 1시부터 통금을 시작했다.

플로이드 유족들은 평화적인 시위를 호소하면서도 살인자로 지목된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렉 쇼빈의 3급살인 혐의를 1급살인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특히 질식이 직접 사인이 아니라는 카운티 공식 검시보고서를 반박했다.

유족들이 이날 공개한 민간 검시보고서에 따르면 플로이드는 질식사했다.

트럼프 재선 가도에 빨간 불
대통령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더해 또 다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 시위가 길어지고 격화할수록 그의 책임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강경진압으로 시위를 빨리 잠재우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플로이드 사망 이후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가 시작된다"며 시위 강경진압을 주장하고, 지난달 29일에는 시위대가 백악관 근처까지 오자 벙커로 긴급 대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경에 처해 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10%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대상 등록유권자의 53%가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을 찍겠다고 답한 반면 트럼프를 찍겠다는 답은 43%에 그쳤다.

트럼프가 '법 질서'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2016년 대선에서 이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도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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