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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글 방관, 부끄럽다" 페이스북 직원들 출근 거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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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머니투데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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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내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운영 방침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동적인 글에 페이스북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인데, 일부 임원들은 '가상 파업'까지 벌이면서 저커버그를 압박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사건으로 발생한 항의 시위 관련,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동시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해당 글에 대한 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반응은 상반됐다. 트위터는 "이 트윗은 폭력 미화 행위에 관한 트위터의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며 글을 감췄지만, 페이스북은 '자유로운 표현을 추구하는 기관'이라는 방침을 들어 노출을 유지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내 임직원들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저커버그를 비판하고 나섰다. 임원들은 업무 서명을 거부하는 '가상 파업'을 벌였고, 일부 직원들도 하루동안 출근을 거부했다.

일부는 트위터를 활용해 저커버그에 대한 비판을 공론화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 디자인팀을 이끄는 라이언 프리타스는 "저커버그는 틀렸고, 나는 그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가능한 한 가장 큰 소리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고, 제품 관리 이사인 제이슨 토프는 "페이스북에서 일하면서 우리의 업무가 자랑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제품 매니저인 케이티 주는 "회사가 어떻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지에 대해 깊은 실망과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올 초 넷플릭스에서 페이스북으로 이직한 로렌 탄도 "폭력을 선동하는 트럼프의 게시물을 받아내는 페이스북의 행동은 여기서 일하는 것을 부끄럽게 만든다"라고 했고, 페이스북 포털 화상회의 장치 디자인 담당자인 앤드루 크로도 "폭력을 선동하고 추태를 퍼뜨리는 단상을 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응에 저커버그도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결정에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의 정책은 특정한 해악이나 즉각적인 위험을 야기하지 않는 한 가능한 많은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면서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권력자에 대한 책임감은 그들의 연설이 공개적으로 면밀히 검토될 때에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10월 한 청문회에서 '정치 광고를 철회할 것이냐'는 의원 질문에 "정치인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위해 정치인의 발언과 개성을 알아야 한다"며 정치 광고 금지 거절 의사를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 같은 해명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지난달 31일 추가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흑인 공동체와 함께 한다"면서도 "그러나 페이스북은 안전을 유지하고 우리 시스템이 편견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종 차별 철폐 관련 단체에 1000만달러(약 122억원)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페이스북은 일단 직원들의 파업 등에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 1일 "직원들이 가상파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이를 위해 유급 휴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은 직원들이 리더십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공개적으로 말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콘텐츠와 관련된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될 만큼 솔직한 피드백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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