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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정은6 “걸어온 길 쉽지 않았지만... 가치 있는 길은 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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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홈페이지에 기고 글
한국일보

LPGA 투어가 2일(한국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정은이 자신의 인생에 관해 서술한 '아직 남은 나의 길(MY ROAD LESS TRAVELED)'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사진은 아마추어 시절 우승 후 어머니와 함께 우승 기념사진을 촬영한 이정은. LPGA 투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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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은(24ㆍ대방건설)이 자신의 굴곡진 골프인생을 세계 골프 팬 앞에 담담히 풀어냈다. 이정은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쉽거나 편하진 않았지만 가치 있는 길은 늘 그렇다”며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느껴온 교훈을 전하기도 했다.

LPGA 투어는 2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이정은의 인생에 관해 서술한 ‘아직 남은 나의 길(MY ROAD LESS TRAVELED)’이라는 수필을 실었다. 이 글을 통해 이정은은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트럭 운전을 하셨고 내가 4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이는 국내 팬들에겐 어느 정도 알려진 얘기지만, 해외 팬들에겐 다소 생소한 얘기다. .

그는 아버지 이정호씨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정은은 “당시 아버지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수도 있었고 인생을 포기하셨을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직접 장애인용 승합차를 운전하며 이정은의 국내 투어 이동을 도운 이야기와 장애인 탁구 선수로도 활약했던 경력도 소개했다.

골프를 접을 뻔했던 시기를 되짚어보기도 했다. 12세 때 골프채를 내려놨던 이정은은 “떠밀려 배우는 기분이었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3년간 골프를 쉬었다”고 털어놓으면서 “15세 때 티칭 프로가 되려고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정은이 밝힌 터닝포인트는 서울 골프 아카데미 기숙사에 발을 들이게 된 17세 때다. 그는 “휠체어를 타는 아버지로부터 떨어지기 싫었고 두려웠지만, (전남 순천시에서)서울로 향하겠단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정은은 티칭 프로가 아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6번째로 이정은이란 이름을 가진 선수가 됐다. KLPGA 투어 2년차 때 4번 우승을 했고 상금왕까지 차지했던 그는 “한국에 머물면서 익숙한 사람, 문화, 언어 속에서 가족과 함께 편하게 살지, 아니면 세계 최고 무대에 가기 위해 LPGA 퀼리파잉 스쿨에 도전할지 결정해야 했다”고 돌아보면서 LPGA 도전을 놓고 했던 고민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그때 어려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LPGA에서 US오픈 우승과 신인왕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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