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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트럼프, 평화시위 진압 후 외출 깜짝쇼‥분노 시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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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시위에 최루탄 발사후 교회 방문에 美 언론들 일제 비난

막말과 깜짝쇼 통한 선거 전략 가능성

지지층 결집 국면전환시도 불구 시위 격화 중

워싱턴, 뉴욕서 야간통금 무시 약탈도 목격

아시아경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워싱턴DC의 세인트존스 교회를 깜짝 방문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낙서가 가득한 길을 따라 백악관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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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1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 앞에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던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고무총과 최루탄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경찰의 압박에 시위대가 물러나기 시작했고 예정보다 35분가량 늦게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곧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 중 폭력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를 투입하겠다는 강수를 발표했다.


경찰이 평화적 시위 진압에 나선 이유는 금세 드러났다. 10여분의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걸어서 백악관 밖에 위치한 세인트존스 교회로 이동했다. 이후 성경책을 들고 "강해지겠다"며 법과 질서를 수호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세인트 존스 교회는 미국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메디슨 이래 모든 대통령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예배에 참석해 대통령의 교회라 불린다. 이 교회도 이번 시위사태 속에 화재 피해를 입기도 했다. 시위가 계속됐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외출은 불가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이 시위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이후 모습을 보더라도 자신이 언급한 것과 정반대로 행동했다. 평화시위대의 동반자라고 표현했지만, 실제 행동은 이와 전혀 다른 것이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이 교회 행차를 위해 평화적인 시위대를 진압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 등의 시위 중계 영상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인근의 시위대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지만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고 있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이날부터 오후 7시로 앞당겨진 통행금지 시간 직전에 벌어진 경찰의 무력 진압에 대해 "창피한 일"이라고 탄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엄한 경비를 받으며 유유히 교회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하얀 명품백을 든 채 아버지의 행보를 내내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쫓아 내고 자유롭게 이동했지만 이 과정에서 공원 담벼락에 그려진 자신을 비판하는 낙서들과 함께 사진이 찍히는 작은 '수모'는 피할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극적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흑인 사망 사건 이후 시위대가 강경자세로 돌아서자 연이어 국민의 감정에 상처를 주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를 향해 폭도, 급진좌파, 무정부주의자 등 원색적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이날도 시위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시위대를 향해 무정부주의자라고 표현했다. 이날도 트위터에 자신과 대선에서 격돌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사람들이 급진좌파여서 무정부자들을 감옥에서 꺼내려 한다며 막말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다분히 오는 11월 대선을 의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지층을 결집해 대선에서 유리한 국면을 이끌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이 거듭되는 가운데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 당국이 시위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자제심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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