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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페이스북 직원들 집단 파업…트럼프 막말 방치하는 저커버그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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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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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직원들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살해 항의 시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동적 발언을 제재하지 않는 회사 정책에 반발해 1일(현지시간) 온라인 파업을 벌였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직원 수백명은 소셜미디어(SNS)와 이메일 자동응답 메시지 등을 통해 이날 하루 회사 정책에 항의하는 동시에 흑인 사망 항의 시위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이날 하루 동안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전 세계 페이스북 직원 4만8000여명은 대다수가 재택근무 중이어서 파업은 온라인으로만 이뤄졌다. CNN은 페이스북 인사관리 부서가 관리자들에게 파업 참가자들을 징계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한 페이스북 직원은 회사 내부 게시판에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을 주장하는 미국 대통령의 증오의 언어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옹호될 수 없는 것”이라면서 “회사의 흑인 동료들, 그리고 도덕적 양심이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마크(마크 저버커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에게 시위대에 대한 폭력과 살인, 즉각적인 위협을 옹호한 대통령의 포스팅을 즉시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고 썼다.

페이스북 디자인 매니저인 제이슨 스터먼은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파업 소식을 알리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페이스북 직원으로서 나는 트럼프의 최근 포스팅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는 마크의 결정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저커버그는 정치인들의 SNS 게시물 내용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제대로 규제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가짜 뉴스나 사용자를 오도하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해왔다. 페이스북은 그러나 지난해 9월 정치인들의 정치광고에 대해서는 팩트체킹을 하지 않겠다며 방향을 바꿨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표현이 담긴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취하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2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온라인상에서의 발언에 대해 진실의 결정권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엔지니어 로렌 탄은 다음날인 29일 트위터에 “트럼프의 포스팅을 내리지 않는 회사의 무능함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면서 “침묵은 공모”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직원들의 내부 온라인 투표에서 1000명이 회사 정책에 반대했고 찬성하는 직원은 19명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는 페이스북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위터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비롯해 정치인들의 발언에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10월 트위터에서의 정치 광고를 금지하면서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급기야 지난달 26일에는 우편 투표가 선거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2건에 대해 팩트체킹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3일 뒤인 29일에는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표현이 담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폭력 행위 미화 금지 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보이지 않게 처리했다.

일부 직원들은 페이스북의 글로벌 정책 담당 부사장인 조엘 카플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카플란은 페이스북 내의 보수적인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로 꼽힌다.

페이스북에서 흑인 직원은 극소수다. 지난해 페이스북 흑인 직원 비율은 3.8%였다. 2014년에는 직원 가운데 2%만이 흑인이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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