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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겨우 넘었는데…다시 미끄러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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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인당 국민소득 3만2115달러로 감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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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 4년만에 뒷걸음질치며 3만달러대에 가까스로 턱걸이했다. 감소폭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0년만에 가장 컸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성장률이 흔들리면서 3만달러대 사수가 버거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지난해 3만2115달러로 전년대비 4.3% 감소했다. 지난 2015년(-1.9%) 이후 4년 만에 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10.4%)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7년 3만1734달러로 처음 3만달러대에 진입했다. 2006년 2만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무려 11년 만에 3만달러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통상 '1인당 GNI 3만달러'가 되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2018년 국민소득이 3만3564달러로 증가하면서 4만달러 고지를 향해 가는 듯 했으나 지난해 다시 3만2115달러로 내려선 것이다.

1인당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서 벌어들인 명목 국민총소득(GNI)을 통계청 추계 인구로 나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한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명목 GNI 증가율이 각 1.1%, 1.6%로 큰 폭 둔화한데다, 원·달러 환율이 5.9% 상승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을 끌어내렸다. 1인당 GNI는 달러화로 환산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국민소득 감소에 영향을 준다.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3743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올해는 더 큰 시련이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한은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최악의 경우에는 -1.8%로 역성장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1인당 국민소득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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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하며 11년여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물가상승률도 큰 폭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1인당 국민소득을 구하는 명목 GNI에는 그 해의 물가 상황도 반영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저조해지면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이미 올 1분기 우리나라의 포괄적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는 -0.6%로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저물가 기조, 원화 약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역성장 충격 정도에 따라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대 사수 여부도 갈릴 전망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1인당 GNI가 3만달러대를 하회할지 여부는 GDP 디플레이터와 환율에 달려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디플레이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여부는 아직 평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GDP디플레이터가 지난해와 비슷하고, 명목 GDP 증가율이 -1%를 나타낸다고 전제했을 때 원·달러 환율이 6월 이후 1250~60원 수준을 연말까지 지속한다면 3만달러대를 하회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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