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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렘데시비르' 국내 승인 앞두고 속도내는 토종 코로나19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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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 이르면 8월 중 코로나 환자에게 임상2상 종료
엔지켐생명과학·신풍제약 등 약물재창출 통해 치료제 개발
‘치료목적 사용승인’ 이뮨메드, 6월 중 임상2상 신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는 ‘렘데시비르’가 미국에 이어 국내 승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토종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당국의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업체가 3곳이나 나왔으며 이 중 한 곳은 이르면 오는 8월 중으로 임상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중앙임상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렘데시비르의 해외 의약품 특례수입을 신청할 계획이다. 특례수입이란, 약사법에 따라 관계부처장이 요청하면 식약처장이 긴급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약품에 대해 수입품목 허가나 신고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앞다퉈 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비즈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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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중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을 받은 업체는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이다. 이들 모두 기존에 자체 개발하거나 임상 중인 치료제를 약물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기존에 임상1상 데이터를 확보한 덕분에 세 업체 모두 바로 임상2상을 승인 받았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레보비르는 앞서 시험관 내 시험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하는 '칼레트라'와 유사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레보비르가 칼레트라와 비교했을 때 실시간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유사한 정도의 억제 정도를 보인 것이다.

레보비르는 부광약품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로, 세계에서 4번째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로 발매된 바 있다. 레보비르의 성분인 클레부딘은 핵산유사체로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부광약품은 이르면 오는 8월 중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레보비르 임상2상을 마칠 계획이다. 현재 고려대 구로병원과 안산병원, 길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8개 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항암화학요법 유발 호중구 감소증(CIN) 치료제 등으로 개발 중인 'EC-18'을 환자 60명에게 투여할 계획이다. 임상2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2년 5월이다. 또 미국에서도 임상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신풍제약은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 회사는 다음 달부터 내년 6월까지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업체들도 늘고 있다. 현재까지 이뮨메드, 파미셀, 젬백스엔카엘, 안트로젠, SCM생명과학, 강스템바이오텍 등 6곳이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았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치료수단이 없는 환자들을 위해 의사 판단하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치료제를 사용할 의사와 투여받을 환자가 확정되면 식약처 승인을 받아 의료현장에서 치료제 사용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치료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별도로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이뮨메드는 현재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로 임상1상을 진행 중인 'HzVSFv13주'를 코로나19 위중증환자 7명에게 투여했고 그 결과 4명이 완치됐다. 이뮨메드는 오는 6월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HzVSFv13주 임상2상을 식약처에 신청할 계획이다.

파미셀의 경우도 코로나19 중증 환자 3명에게 신장질환 줄기세포 치료제 ‘셀그램-AKI’를 투여한 결과 2명이 회복됐다. 이들은 진단검사 결과 2회 연속 음성이 나왔다. 다만 기저질환 때문에 병원에서 퇴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뮨메드와 파미셀의 경우 다른 치료제도 함께 투여받아 환자들이 회복된 원인이 관련 치료제 때문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치료목적 사용승인 결과는 임상 결과로 인정받지 못한다.

동화약품의 경우 오는 6월 말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진행한다.
동화약품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제 ‘DW2008’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최근 동화약품의 의뢰를 받아 DW2008의 세포실험을 실시했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DW2008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대조약물 ‘렘데시비르(에볼라 치료제)’보다 3.8배, ‘클로로퀸(말라리아 치료제)’보다 1.7배, ‘칼레트라(에이즈 치료제)’보다 4.7배 높은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6월 2째주쯤 동물실험을 시작하기 위해 현재 충북대병원과 일정 조율 중이며 동물실험이 예정대로 끝나면 6월 말에는 임상2상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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