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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터뷰①]‘부부의 세계’ 심은우 “악연 이학주, 첫 촬영부터 호감...동질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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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심은우는 지선우(김희애)의 조력자이자, 데이트 폭력을 일삼는 박인규(이학주)에게서 벗어나려는 ‘민현서’를 연기했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배우 심은우(29)는 ‘부부의 세계’의 뜨거운 인기를 예능에서 체감했다.

“내가 예능을 나가다니” 스스로 놀라며 출연한 프로그램이 대세 예능 ‘복면가왕’ ‘온앤오프’ ‘런닝맨’이었다. 특히 ‘복면가왕’은 “4년 전, 언젠가 내가 잘돼면 꼭 나가야지 했던” 로망 프로였다.

“예능에 나가면서 드라마 인기를 실감했던 것 같아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됐고요. ‘예능 못 할 줄 알았는데 잘하네’ 이런 반응들이 너무 재밌고 좋기도 해요. 오래 전 소망이 이뤄져 ‘어, 말하는대로 되네’ 하는 뿌듯함도 들고요. 이젠 그래서 말을 많이 하고 다니려고요.(웃음)”

심은우는 최근 종영한 JTBC 금토 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에서 지선우(김희애 분)의 조력자이자, 데이트 폭력을 일삼는 박인규(이학주 분)에게서 벗어나려는 여성 ‘민현서’ 역을 연기했다.

오디션을 통해 따낸 배역이었지만, 왜 민현서 역에 캐스팅됐는지 알지 못했다. 마지막 촬영 후 “네 안에 현서 있다”는 모완일 감독의 무심한 한마디가 그를 미소짓게 했다.

민현서는 데이트 폭력에 시달리는 여자였다. 어둡고 긴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발버둥 치는 안타까운 캐릭터였다. 지독하게 외로웠을 민현서를 연기하면서 그는 몇 번의 감정 멀미를 느꼈다고 한다.

“지선우가 현서 집에 찾아와 구해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에서 감정이 차오르더라고요. 실제로 현서 집을 처음 가봤고, 그 당시 현서의 집과 맨발로 얻어맞는 내 몰골을 보니.. 그때 감정적으로 차올라서 많이 울었어요.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속이 울렁거리기도 했고. 배우들에게 물어봤더니 감정멀미래요. 이런 경험을 한 3번 정도 했어요. 돌이켜 보면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민현서는 박인규를 왜 사랑했을까. 심은우에겐 나름의 답이 있었다. “적어도 처음부터 때리는 남자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인규의 다정함에 빠지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심은우는 “전사가 아무 것도 보여지지 않아 캐릭터를 스스로 구축해야 했다”며 “현서도 가정에 문제가 있었거나 상처 입은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처 입은 사람은 그런 사람을 알아본다고 하잖아요.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현서 입장에서 인규를 봤을 때 내 유년시절 상처받은 모습이 보였을 거고. 인규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것이지 사랑은 이미 끝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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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우는 “김희애 선배는 연기 뿐 아니라 현장 애티튜드도 정말 멋지다”고 했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민현서를 지옥 끝까지 쫒아갈 것 같던 박인규는 “그만하자”는 현서의 말에 자신의 몸을 고산역 옥상에서 내던졌다. 한 사람의 자살로 끝난 두 사람의 엔딩에 그는 “죽어야 끝나는 것이었다”고 했다.

”안 그러면 인규는 멈추지 못했을 것 같아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을 것이고, 노력했지만 멈춰지지 않았을 거예요. 결말이 비극이라 안타깝지만 죽어야만 끝나는 거였어요.”

드라마에선 비록 악연이었지만, 이학주는 첫 촬영부터 호감이 있었던 상대다. 심은우는 “잘하는 배우란 건 독립영화 찍을 때부터 알았다”며 “그래서 궁금했고 저와 비슷한 사람이란 묘한 동질감도 들었다”고 했다.

“원래 다정하고 배려심 깊은 오빠인데 슛만 돌면 인규로 변하니까 재밌더라고요. 이제는 너무 친해져서 멜로는 오글거릴 것 같고 치고받고 싸우는 현실 남매 연기로 다시 만나고 싶어요.”(웃음)

심은우는 극중에서 박인규 다음으로 자주 만난 인물이 지선우였다. 김희애와의 촬영 소감을 묻자 기다렸다는 듯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기사들을 찾아보니 김희애 선배에 관한 내용이 많더라고요. 최고다, 완벽하다 등등 극찬들의 연속이잖아요. 근데, 작업을 해 보면 정말 그렇거든요. 정말 존경심이 저절로 생기는 것 같아요. 그건 단순히 선배님이 연기를 최고로 잘하신다 뿐 아니라… 아니, 그것도 위대하지만 그 정도 위치에서도 현장 스태프들, 배우 선후배들을 대하는 태도들이 정말 멋지세요. 그런 것에도 감동 받았어요. 그런 모습을 본보기로 따라가야 되는구나 후배로서 느껴지고 감사했어요.”

대선배 앞에서 배우 대 배우로 연기하려니 그래도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준비를 해가도 앞에만 서면 한 없이 작아졌다.

“김희애 선배님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현서야, 지금 너무 좋은데’ 하고 기다려주는 스타일이세요. 한 번은 고산역 추락사건 후 펜션에 숨게 된 현서가 지선우를 만나 이태오 반지를 건네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정이 뭔지 잘 몰라 고민하고 있었죠. 그때 선배님이 ‘현서야 비가 막 오는데 한마리 새라고 생각해봐’ 하셨어요. 그 말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선배님과 묘한 밀도감도 생기고요. 두려움에 의한 떨림이라기 보다 좋은 긴장감으로 차츰 바뀌어갔던 것 같아요“(인터뷰②에 계속)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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