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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6살 꼬마 원태인에게 홈런을 날린 '동심파괴범'은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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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삼성 마해영의 타격 폼을 흉내내는 꼬마 원태인. / KBS스포츠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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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LG전에서 7이닝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를 챙긴 삼성 투수 원태인(20)은 대구 경북고를 졸업해 프랜차이즈 스타의 자격을 갖춘 선수다. 원태인은 이미 꼬마 시절부터 대구에서 ‘야구 신동’으로 유명했다. 6살 때인 2005년 대구 지역 민영방송사인 TBC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원태인은 어릴 때부터 삼성 ‘찐 팬’이었다. 경복중 감독이었던 아버지 영향으로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야구공부터 잡았다. 여섯 살 때는 삼성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 그 무렵 벌써 시속 61㎞의 공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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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꼬마 원태인에게 홈런을 빼앗은 중학교 형 김상수. 오른쪽은 지금 김상수. / KBS스포츠 유튜브 캡쳐,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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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C 프로그램을 보면 꼬마 원태인이 경복중 형들에게 공을 던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6살짜리의 공을 쳐서 담장을 넘긴 자비심 없는 형이 하나 등장한다. 삼성 2루수 김상수다. 당시 김상수가 경복중 3학년이었다. 근데 또 마음에 걸렸는지 김상수가 꼬마 원태인에게 안타를 맞아주는 장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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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원태인이 작성한 경복중 선발 명단. 1루 김상수, 2루 구자욱, 외야 이재학 등 눈에 띄는 이름들이 많다. / KBS스포츠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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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이 나름 올스타 멤버를 짜는 장면도 있다. 자신 외에는 모두 경복중 형들이다. 놀랍게도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인다. 원태인은 자신을 투수로 놓고 김상수에게 1루를 맡겼다. 2루수는 삼성 최고 스타 구자욱이다. 외야엔 현재 NC에서 선발투수로 활약 중인 이재학이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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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삼성 시구에 나선 꼬마 원태인. 그는 이제 삼성의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다. / KBS 유튜브 캡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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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원태인은 6살 야구 신동에서 삼성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 때 그 형들과 한 팀에서 뛰고 있다. 2일 LG전에서 14년 전 자신에게 첫 홈런을 빼앗은 김상수가 절묘한 두뇌 플레이로 원태인을 도왔다.

상황은 이랬다. 3회말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이천웅이 1루수 쪽으로 느린 땅볼을 친 뒤 1루에 안착했다. 원태인은 출루를 허용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뒤돌아섰다. 그런데 2루수 김상수가 이천웅을 태그했고,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심판의 판정은 틀리지 않았다. 이천웅은 볼이 빠지자 2루 쪽으로 살짝 몸을 틀었다. 이는 추가 진루를 하려는 행위에 포함되기 때문에 수비가 태그할 경우 아웃이 되는 것이다. 이를 간파한 김상수의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김상수의 재치 있는 플레이로 3회를 넘긴 원태인은 호투를 거듭하며 2경기 연속 무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규자책점 2.45로 당당히 리그 3위다. 원태인은 “나는 빠른 공 투수”라며 “지난해엔 너무 변화구에 대한 의존이 컸다. 올 시즌엔 내 직구를 믿고 던지려 한다”고 말했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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