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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일본 "한국의 WTO 제소 재개, 왼손으로 때리면서 오른손으로 악수하자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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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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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한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일본이 당국간 대화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3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면서 일본과 대화도 계속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결정과 관련해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는 “쌓아올려 온 것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왼손으로 때리면서 오른손으로 악수하자는 이야기다. 모순된다”라고 했다.

일본 관료들의 이같은 반응은 한국이 지난해 11월 WTO 제소 절차를 중단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조치를 유예한 뒤 재개된 한·일 수출관리 정책 대화 등 당국 간 대화를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지난 6개월간 대화에 성실히 임하면서 한국 수출관리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고 과감한 제도개선도 추진했지만 논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3개 품목 수출제한조치에 대한 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일본과 대화를 계속 지속해나갈 것”이라면서 협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본이 문제 삼은 사항들을 모두 개선했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과 관련해 일본 외무성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개선 사항을 끝까지 살핀 후 완화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일본 측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한국 외교부가 밝힌 지소미아 종료 재검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논의 동향에 따라 (GSOMIA 종료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될 사항이고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오는 8월 지소미아 재연장 여부가 결정된다는 사실은 언급하면서 “한국 측이 다시 협상 파기(지소미아 종료)를 내비치며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 철회를 압박한다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정부의 WTO 제소 절차 재개 결정을 두고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주력산업인 반도체에 장애가 되는 일본의 조치(수출 규제 강화)를 조기에 해소해 국내 여론에 어필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한국 여당 내에 지소미아 종료를 요구하는 주장의 뿌리가 깊다면서 한·일 관계 교착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한국이 실제로 WTO 제소를 단행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또 WTO 제소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평균 2년 이상이 걸리는 데다 미국의 반대로 WTO 상소기구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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