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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내 연설 들어라”···트럼프가 불러모은 美 육사생도들 코로나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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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와중 졸업식 연설 계획 발표

최소 15명 양성반응 보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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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졸업식 연설을 듣기 위해 학교로 돌아온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졸업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고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동안 학교에 머물지 않고 각자의 집으로 복귀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이 곳에서 연설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1,100여명의 학생들이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주 학교로 돌아왔다. 이 중 최소 15명이 코로나19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선셋 벨린스키 대변인은 “모든 생도들이 캠퍼스에 도착하자마자 검사를 받았고 1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것을 알았다”며 “양성반응을 보인 생도들은 즉시 격리됐다”고 말했다. 벨린스키 대변인은 “육군과 웨스트포인트는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세심한 계획을 세웠다”며 “모두를 의무적으로 검사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졸업식을 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비판을 받았다. 생도들은 지난 3월 봄방학 이후 집으로 보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 다시 캠퍼스에 복귀해야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웨스트포인트는 코로나19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뉴욕시에서 차로 90분 거리에 불과하다. 민주당 소속의 태미 더크워스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웨스트포인트에 1,000명의 생도들을 모으는 것은 무모한 결정으로, 우리의 미래의 군사 지도자들을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의 군대는 지금과 같은 불안한 시기에 안정적이고 일관된 리더십이 필요하지, 생도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자신의 사진 작전과 TV 시청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총사령관이 필요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해군사관학교는 화상으로 졸업식을 치렀으며, 공군사관학교는 생도들끼리 거리를 둔 채로 졸업식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 나서는 웨스트포인트의 졸업식은 오는 13일 열린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졸업식 연설 계획을 발표할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한 졸업식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졸업식이 빽빽한(tight) 상태이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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