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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재용 측 檢수사에 'SOS'...과잉·표적 수사 논란 또 불붙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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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측 "기소 타당성 판단해달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

"객관적·상식적인 국민의 시각에서 판단해달라는 취지로 신청한 듯"

재계·학계 "애초에 수사대상 아닌 정치적 사안" 檢 향한 비판 이어져

"2016년 특검 이후 3년반 같은 수사...'검찰 너무한다' 말 나올 수밖에"

뉴시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입장 하고 있다. 2020.05.0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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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지난 2일 신청했다.

삼성의 회계 의혹과 합병 그리고 승계를 둘러싼 검찰의 수사가 2018년 말 시작돼 2020년 6월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끊이지 않던 '과잉 수사', '표적 수사' 논란에 한층 불이 붙는 모습이다.

검찰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심의 대상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의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또는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재청구 여부 등이다. 삼성 측 변호인의 심의 신청 사유는 검찰 수사의 공정성 및 투명성 담보,국민적 관심 등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도입 취지에 모두 해당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 회계와 승계 이슈에 대한 검찰 수사 기간이 길어지며 삼성에 대한 수사는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수술식 수사'가 아니라 환부가 나올 때까지 파헤치는 '해부'라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검찰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결국 삼성 측에서는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 판단해 달라는 취지로 심의를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와 학계 일각에선'삼성이 검찰이 더 강력한 칼날을 들이댈텐데 오죽했으면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가 적절·적법한지에 대해 위에서 살펴봐달라며 '구조요청 신호(SOS)'를 보내겠냐'는 분위기가 읽힌다.

학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애초 '수사 대상이 아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은 '회계처리 방식'의 차이일 뿐이며, 당시 관련 기관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으로서 불법이 아니라는 의견이 중론이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건도소송 등을 통해 이미 결론이 난 것으로 검찰 기소는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의 회계 이슈는 부실을 숨기기 위해 재무제표를 조작하거나 가공한 사례와는 달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어떠한 회계처리 방식으로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문제가 됐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삼성바이오와 물산 합병 두 건이 다 승계와 연관있다 보는게 검찰 시각인데, 이건 오해다"라며 "삼성바이오는 IFRS(국제보험회계기준) 회계 기본원칙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빚어진 사태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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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DB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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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삼성물산 사건은 어차피 주주총회 통해 잘 해결된 문제다. 가장 이해관계 있는 사람들인 주주들이 3분의 2가 찬성했는데 왜 문제가 되냐"며 반문하면서 "합병비율이 문제라 하는데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정확한 비율 계산해 한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대통령도 정부와 기업은 한 배를 탔다 말씀하시는데 (정부에서) 서로 간 손발이 안맞는 디커플링이 되는 것 같다"며 "손발이 맞아야 기업도 기가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 분식회계 주장은 논리나 팩트 모두 근거가 부족하다"며 "2012~2013년은 삼성바이오가 에피스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고, 바이오젠은 겨우 15%의 지분만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종속회사로 처리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관계회사로 회계처리하면 그 자체가 분식회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시작 이후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게 되자 무리하게 수사 기간을 늘이면서 피고인들은 물론 삼성 전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삼바 분식 회계가 회계학적으로 말이 안되는 얘기였고, 이번 정권이 만든 정치적인 사안이지 범죄행위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그걸 주장한 참여연대 출신이 금감원장이 되면서 지난 정권에 금감원에서 아무 문제 없다는걸 다시 문제 삼은 것이기 때문에 원고와 재판관이 같았던 이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뿐 아니라 훌륭한 경영진들, 특히 미래전략실에 있던 경영진들 다 사법 관련 와중에 감옥에 가고 퇴출되면서 어마어마한 우수 경영 탤런트들이 유실되고 있는 상황이 4년째 지속됐다"면서 "이것은 삼성뿐 아니라 대한민국 재계에도 불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계와 합병 등과 관련해 삼성 임원들은 30여명은 100여차례나 검찰에 소환됐다"며 "삼성바이오 회계에서 출발한 수사는 특검에서도 수사를 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수사로 확대됐고, 삼성은 합병과 관련해 2016년 12월 특검 수사가 시작된 이후 3년 반 동안이나 같은 건에 대한 수사를 받고 있는 셈이라 '검찰이 너무한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26일과 29일 두 차례 검찰에 출석해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조사 당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보고 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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