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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리버풀에 첼시도 무릎꿇기… EPL로 번지는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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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가 3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에 선수들과 코치진이 훈련장에서 ‘H’자로 서서 무릎을 꿇은 사진을 공개해 흑인 인권 운동에 지지를 보냈다. H는 사람(Human)을 뜻하고, 한쪽 무릎을 꿇는 행위는 미국프로풋볼 선수 콜린 캐퍼닉이 경찰 총격으로 흑인이 사망한 2016년 경기 전 취한 행동으로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 첼시 공식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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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전국적인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국적과 인종이 섞여있는 유럽 축구계는 공식적으로 흑인 인권 운동에 지지를 표하고 나섰다. 축구계에선 그 동안 경기장 내 정치적 표현을 금지해왔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을 비롯한 각국 축구연맹들은 이번 플로이드 사망 추모와 관련된 행동에 대해선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는 3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에 선수들과 코치진이 훈련장에서 ‘H’자로 서서 무릎을 꿇은 사진을 공개했다. H는 사람(Human)을 뜻하고, 한쪽 무릎을 꿇는 행위는 미국프로풋볼(NFL) 콜린 캐퍼닉(33)이 경찰 총격으로 흑인이 사망한 2016년 경기 전 취한 행동으로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

첼시는 “코밤 훈련장에서 첼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사람을 의미하는 ‘H’자로 섰다”며 “우리는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비단 첼시만이 아니다. 수많은 유럽 축구팀과 선수들이 플로이드를 애도하고 나섰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리버풀은 2일 홈구장 안필드의 센터서클에서 함께 무릎을 꿇어 항의의 뜻을 표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도 구단 공식 트위터 계정에 훈련장에서 선수들이 동그랗게 서서 한쪽 무릎을 꿇은 사진과 함께 ‘하나로 뭉치자(United As One)’는 글을 게시했다. 폴 포그바(맨유ㆍ27)는 개인 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검은색 화면과 함께 ‘#BlackOutTuesday(블랙아웃화요일)’라는 글을 적어 시위에 지지 목소리를 보냈다.

훈련장이나 SNS 공간뿐만 아니라 공식 경기장에서도 저항은 계속된다. 시즌이 재개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ㆍ20)가 지난 1일 골을 넣은 뒤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Justice for George Floyd)’라는 문구가 적힌 속옷을 드러내 보여 경고를 받았다.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마르쿠스 튀랑(23)도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한쪽 무릎을 꿇어 인종차별에 항의했다.

이 같은 저항이 축구 규칙에 어긋난다는 시각도 있지만, FIFA를 비롯한 축구기구들은 유연한 대처를 할 전망이다. 축구규칙상 경기장에서 정치적ㆍ종교적 구호나 의사 표시는 할 수 없다.

FIFA는 3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안과 관련해 주관 단체들은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정하는 축구 규칙을 상식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잔니 안판티노 FIFA회장은 별도로 “분데스리가에서 이뤄진 (산초의) 세리머니엔 처벌이 아닌,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지지를 보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역시 “해당 행위가 규정 위반인지 사회적 맥락 속에서 사안마다 판단하겠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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