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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강경진압’ 의견 묻는 질문에…21초간 말문 막힌 트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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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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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평화 시위대를 최루탄을 쏘며 해산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21초’를 정적으로 흘려보냈다.

캐나다방송 C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2일(현지 시간)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 일일 기자회견 중 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규탄하기 위해 백악관 옆 라파예트 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물리력을 동원해 해산시킨 뒤 시위로 화재 피해를 입은 세인트 존스 교회에 가 기념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질문이 다 끝난 뒤에도 20초간 침묵을 지키다 “우리는 모두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공포와 경악 속에 지켜보고 있다”고 힘겹게 운을 뗀 트뤼도 총리는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지난 수십 년의 진보 속에도 여전히 불평등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모두 듣고 배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군을 투입해 시위대를 강경진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한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에도 뿌리 깊은 구조적 인종차별이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게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개괄적 답변만 내놨다. 취재진이 트럼프의 말과 행동에 대한 의견에 대해 재차 묻자 “캐나다 총리로서 나의 업무는 캐나다인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애둘러 답변을 거부했다.

CNN은 “긴 정적 동안 트뤼도 총리는 매우 불편해 보였다. 결국 질문에 빗겨가는 답을 내놓기까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고민하는 게 표정에 역력하게 드러났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도 최근 몬트리올, 토론토를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도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해 규탄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시위가 폭력사태 없이 평화롭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몬트리올 경찰은 지난달 31일 도심부에서 발생한 약탈과 경범죄 혐의로 최소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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