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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악성 댓글과 인신공격에도… 이용수 할머니는 왕성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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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미자 ‘여자의 일생’ 즐겨 부르는 노래꾼

포항 죽도시장 찾아 회 먹거나 바람쇠기 좋아해

‘망향의 동산’ㆍ‘나눔의 집’ 방문…
한국일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018년 가을 경북 포항 죽도시장의 한 횟집에서 회를 시켜놓고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 지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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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악성 댓글과 인신공격에 시달리면서도 같은 처지의 할머니들을 챙기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관이 뚜렷하면서 흥이 많은 할머니는 남다른 체력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1일 충남 천안의 위안부 사망자가 모셔져 있는 ‘망향의 동산’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경기 광주의 ‘나눔의집’을 방문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에 망향의 동산을 찾아 세상을 떠난 위안부 할머니들을 둘러봤다.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다 숨진 해외동포와 일제강점기 타향에서 고초를 겪다 돌아가신 분을 모신 망향의 동산에는 고 김학순 할머니 등 위안부 묘역에 30위, 납골당 25위 등 모두 55위가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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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을 방문해 활동가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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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발걸음을 뒤로한 이 할머니는 오후 6시15분쯤 ‘나눔의집’에 도착했다. 할머니는 방문 이유에 대해 “놀러왔다. (할머니들이) 병원에 다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것은 묻지 마라”고 손을 젓기도 했다.

할머니는 이날 밤 할머니들과 자고 다음날 대구로 갈 예정이었으나 한밤중 이곳을 떠나 다음날인 2일 오전 3시쯤 대구에 도착했다. 이날 저녁에도 할머니는 밤 12시가 다 될 때까지 대구의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저녁식사와 담소를 이어갔다. 윤 의원에 대한 얘기는 이날도 한 마디도 없었다.

후원자들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평소 일정이 없을 때면 포항 죽도시장을 찾아 회를 먹거나 바람을 쐬러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할머니를 모시고 포항을 자주 방문한다는 한 후원자는 “할머니가 죽도시장을 찾으면 상인들이 덤으로 몇 마리씩 더 얹어 준다”며 “할머니는 그것도 남김없이 다 드실 만큼 회를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윤 의원과 농구장에 후원 받으러 갔을 때 “맛있는 것을 사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했을 때도 회를 먹고 싶다는 얘기였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주관도 뚜렷하지만 흥도 많다고 한다. 한 후원자는 “할머니는 자동차 뒷자리에 앉아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을 흥얼거리고 노래도 좋아하는 어른”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할머니는 지난달 7일 ‘수요시위 중단’과 ‘정대협 회계 불투명’을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한 뒤에도 경남지역 사찰 등을 돌았고, 같은 달 25일 기자회견을 하기 전후에도 서울과 대구 집과 호텔 등을 옮겨다니며 강행군을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대구 도심에서 열리던 수요집회에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한 측근은 “이 할머니는 돈이 생기면 꼭 필요한 만큼 남겨두고 장학금으로 주변에 베푸실 만큼 욕심이 없는 분”이라며 “이번 기자회견도 한국과 일본 간 청소년의 교류와 역사 교육이 제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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