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카카오가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 뿌렸다? 클레이 현금 거래 극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클립 클레이 개당 135원 총알구매 3초 입금', '클레이 50개, 6750원 총알입금'

카카오톡 암호화폐 지갑 '클립'이 3일 출시하면서 가입자에게 제공 중인 클레이가 오픈 채팅방 등 커뮤니티에서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의 경험이라는 당초 제공 목적과 다르게 시세 차익을 위한 거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클립'을 이날 공개했다. 클립은 카카오톡 '전체 서비스' 메뉴에서 클릭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디지털 자산 지갑 서비스로, 카카오 계정 그대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주목을 받는다.

그라운드X는 이번 클립 출시를 기념해 가입자에게 50클레이를 '무료'로 지급 중이다. 디지털 자산이라는 개념이 낯선 일반 사용자에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클레이는 그라운드X가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자체 암호화폐로 일명 '카카오 코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렇게 무료로 제공된 50클레이가 단순한 시세차익을 노린 거래 수단으로 활용된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디지털 자산의 대중화라는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카카오 클레이'를 검색하면 클레이를 현금으로 교환해주는 장외 거래방이 20여 개가 나온다. 해당 장외 거래방에선 클레이 판매가 신속하게 진행됐다. 디스트리트가 입수한 거래 과정에 따르면 구매자는 클레이 판매 의사를 보이자 바로 '50개가 있는지'에 대해 여부를 물어봤다. 확인이 끝나면 구매자는 클레이를 전송받을 본인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알려준 후 현금을 입금하겠다고 밝혔다.

거래를 실제로 진행한 업계 관계자 A씨는 "대부분의 오픈채팅방에서 '클레이 50개'를 고정 문구로 설정한 후 클립 출시 기념으로 제공된 클레이를 현금으로 사들이고 있다"며 "이들은 5000원 선에서 클레이를 구매한 뒤 지닥과 데이빗 등에서 8,9000원 선에 되팔며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시세차익을 통해 클레이를 판매할 목적이 아니더라도,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미리 모으기 위해 사들이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지닥과 데이빗은 현재 클레이 원화 거래를 지원 중이다. 지닥은 지난달 14일 클레이 거래 지원을 시작했으며, 데이빗은 클립 출시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거래 지원을 시작했다. 데이빗은 특히 거래 지원 배경에 대해 클립의 출시를 앞두고 늘어날 클레이 물량의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들은 클립 출시 날 '클레이 현금화'를 위한 안내도 제공했다. 데이빗과 지닥 모두 출시 기념으로 제공된 클레이를 '카카오가 주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9000원'으로 표기하며 거래소를 통한 현금화를 유도했다. 데이빗은 해당 안내를 통해 "클레이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만큼 가지고 있다 보면 앞으로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를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며 "우선 거래소로 입금해 놓고 가격 추이를 지켜보다 적절한 시점에 매도하거나 오를 것으로 보이면 매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현금화가 주도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은 클레이와 클립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B씨는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현재 일시적으로 클레이 현금화를 통해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클레이 생태계에 결코 건강한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클립 출시 기념으로 제공한 50클레이는 카카오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형태로 제공하지 않았다"며 "일반 사용자에겐 디지털 자산이라는 개념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 경험의 차원에서 제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금화 목적의 거래를 위한 제공이 아니다 보니,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면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