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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억짜리 최고급 원목테이블 시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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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이 4일 개점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나무로` 서울 매장에서 우드슬랩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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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테이블은 수령 400년이 넘은 아프리카산 부빙가나무 한 그루를 통째로 사용해서 만든 겁니다. 가격이 1억원을 훌쩍 넘지만 나무 가장자리를 재단하지 않고 나뭇결을 있는 그대로 살린 고급 원목 테이블(우드슬랩·wood slab) 수요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겁니다."

50년 넘게 목재업을 영위해 온 영림목재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공들이고 있는 초고가 우드슬랩을 전시·판매하기 위해 마련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나무로' 서울 매장에서 지난 1일 만난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이 기자에게 보여준 우드슬랩은 가로 610㎝, 세로 135㎝, 폭 10㎝ 크기였다. 이 아프리카산 우드슬랩 가격은 1억2000만원에 달했다.

이 회장은 "고급 호텔 로비와 객실, 공항 라운지, 회사 사무실 등에 길이가 길고 원목으로 된 테이블이 비치돼 있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고급스러워 보이는 이들 원목 테이블이 바로 우드슬랩"이라며 "이들 영업장 외에 가정에서도 원목 가구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우드슬랩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2011년부터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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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내 우드슬랩 시장은 이제 막 태동 단계로 앞으로 사업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며 "8년간 준비한 끝에 우드슬랩 4000개를 확보해 지난해 인천 영림목재 본사에 우드슬랩을 판매하기 위한 나무로 인천점을 냈고 이번에 서울점을 4일 개점하는 한편 내년에 부산점도 개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2011년부터 우드슬랩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했지만 지난해 들어서야 첫 판매점을 낼 정도로 사업이 더디게 진행된 것은 상품성을 갖춘 우드슬랩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건조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나무로 서울점에 전시된 우드슬랩은 보통 150년 이상 된 나무를 수입해 1년 이상 자연건조하고 다시 일정 기간 기계건조를 한 뒤 또 자연건조를 반복하는 등 건조 작업에만 2~8년이 걸릴 정도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라며 "모든 제품은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마치 사람의 지문과 같은 제품으로 일종의 예술품이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우드슬랩 가격이 개당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대에 이를 만큼 고가이기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은 목재 애호가 위주로, 기업 간 거래(B2B)시장은 고급 호텔, 대기업 등을 우선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올해 우드슬랩 판매액이 영림목재 전체 매출(지난해 151억원) 중 8%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는 이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우드슬랩 중 60%는 호두나무로 제작되는데 나무로 서울점에는 호두나무, 물푸레나무, 삼나무, 브라질산 퍼플하트나무 등으로 만들어진 우드슬랩이 비치돼 있다. 이 회장은 우드슬랩 분야와 함께 목조주택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그는 "일본은 목조주택 사업이 발달돼 있는데 국내에서도 점차 목조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목조 사업 노하우를 토대로 목조주택 설계·시공·자재공급까지 목조주택 시행 사업 자체를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969년 설립된 영림목재는 1980년대까지는 장롱·침대 등 가구에 들어가는 원자재, 악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나무 등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했다. 이후 1990년대 많은 국내 악기 제조기업들이 해외로 떠난 뒤에는 팰릿(지게차에 짐을 실을 때 사용하는 깔판) 대량 생산 업체로 변신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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