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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경제는 바닥인데… 증시 '불안한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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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코로나 이전수준 회복
유례없는 유동성 주가 끌어올려
3% 가까이 오른 2147로 마감
소비 등 실물경기는 여전히 최악
"3분기 낙관론 있지만 신중해야"


코스피지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 덕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데다 기업 실적 전망도 나아지지 않고 있어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7% 오른 2147.0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6일 2000선을 회복한 후 6거래일 만에 2100선을 넘었다. 각국 정부가 경제활동 재개를 추진하고, 국내에서는 3차 추경을 발표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고조된 때문이다.

증시와 달리 경제 여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수출 부진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과 소비절벽에 직면했다. 지난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5% 감소했다. 특히 주력인 광공업 생산이 6.0% 감소하며 2008년 12월(10.5%) 이후 11년4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소비활동 위축으로 고용시장이 충격을 받으면서 4월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47만6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미쳤던 1999년 2월(-65만8000명) 이래 21년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디플레이션 우려도 한층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로 전년동월 대비 0.3% 하락하면서 8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도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 확대를 공식화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내수 위축으로 고용지표 부진이 지속하고, 수출 감소 폭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은 아직 바닥조차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1·4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이 거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이 온전히 반영되는 2·4분기에 실적 하락세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중 매출 상위 30곳의 2·4분기 연결기준 합산 매출 추정치는 전년동기 대비 11.1% 줄어든 278조433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5.0% 감소한 12조6176억원으로 각각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등세가 기업들의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보다 저금리 효과 등 금융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4분기 경제지표가 그간 경험해보지 못할 만큼 나빴기 때문에 경제 정상화로 3·4분기 상황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는 정당하다"면서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믿는 투자심리가 커지고 있지만 경기반등 시 금리가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에서 주식을 더 매수하기엔 부담되는 수준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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