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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 “수출규제 사유 해소…빨리 철회해야” 일 “WTO 제소 재개는 해결에 도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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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통화서 입장차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한국, 왼손으로 때리면서

오른손으로 악수 청하나”

[경향신문]

경향신문

강경화 외교장관 | 모테기 일 외무상


한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3일 전화통화를 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 등 현안을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한국이 일본이 수출규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며 일본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재개를 지난 2일 발표한 다음날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일본이 한국의 WTO 제소 절차 재개에 대해 양국 간 대화 중단 카드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통화하며, 한국이 대외무역법 개정 등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일본 측이 제기한 수출규제 조치의 사유를 해소했음에도 수출규제가 유지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수출규제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모테기 외무상은 한국의 WTO 제소 절차 재개 결정에 대해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한국의 수출관리제도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이 전화통화를 한 것은 지난 3월20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한·중·일 외교장관 화상회의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는 “쌓아온 것이 무너진다”고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제소 절차를 다시 시작하면서 대화는 지속하겠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두고 “왼손으로 때리면서 오른손으로 악수하자는 이야기다. 모순된다”고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반응을 두고,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을 지난해 11월 보류한 후 재개된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등 당국 간 대화를 일본이 중단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본 언론은 GSOMIA 종료 재검토 가능성도 주목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오는 8월 GSOMIA 재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사실을 거론하며 “한국 측이 다시 협상 파기를 내비치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압박한다는 견해도 있다”고 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GSOMIA 종료는 수출규제 관련) 논의 동향에 따라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항이고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원식·김유진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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