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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이재용, 수사심의위 신청 왜? 학·재계 "檢 무리한 기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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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소 타당성을 판단해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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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타당성 객관적 판단해달라" 이재용 부회장, 검찰수사심의위 소집 신청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달라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학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이뤄질 것을 우려한 삼성이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경영 차질을 우려한 삼성의 절박한 심정이 반영된 결정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과 삼성 사장급 임원 일부는 전날(2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를 소집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수사심의위는 지난 2018년 도입된 대검찰청 산하 위원회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구체적인 심의 대상은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된 사건의 수사 적정성 △적법성 △기타 검찰총장이 위원회에 부의하는 사항 등으로 규정돼 있다. 외부 전문가들이 위원을 맡는다. 소집 신청서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가 타당한지 여부 등을 가려달라는 요청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변경이 이재용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뤄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삼성 측은 바이오로직스 회계 변경은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고, 합병 건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주 두 차례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의혹에 대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 측 수사심의위 신청을 놓고 학계에서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뻔하게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한 제도 사용은 이재용 부회장 측 입장에서 내밀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검찰은 1년 반 동안 수사를 벌이면서 기소 여부조차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긴 시간 수사를 했기 때문에 기소를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처럼 비춰질 수 있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병 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진행돼 문제가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도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된 것이다. 범죄 성립이 어려워 보인다"며 "무죄 가능성이 높고, 무리한 기소가 예상되는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이 기소 전에 기소 적절·적법성에 대해 심의를 거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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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이번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을 놓고 사법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경영 차질을 우려한 삼성의 절박함이 드러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중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부회장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자택으로 귀가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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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무리한 수사로 기업을 압박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까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검찰에서 소환조사를 받은 삼성 전·현직 사장급 임원은 총 11명이며, 1년간 모두 38회 소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삼성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사업적 차질을 겪는 건 사실"이라며 "이번 수사심의위 신청은 이런 사법 리스크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사업에 집중하려는 삼성의 의지가 엿보이는 판단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재계에서도 수사심의위 신청이 사법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경영 차질을 우려한 삼성의 절박함이 드러난 결정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 어떤 기업도 지금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삼성이 이례적으로 수사심의위 소집까지 신청한 것은 회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초조함과 미래 사업에만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는 절박함이 동시에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삼성을 포함한 기업들은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확산 등 사업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미래 먹거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만 놓고 보면 이러한 어려운 경영 여건과 더불어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은 잇단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왔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만나 배터리 협업을 논의했고,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20조 원에 이르는 평택 반도체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구축안도 내놓으며 미래 투자에 빈틈을 보이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홍기용 교수는 "삼성을 떠나 모든 기업이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건 미래 준비에 약점이 될 수 있다"며 "국제 투자를 진행하려고 해도 다른 기업이 보증비를 원할 수도 있고, 리스크와 관련해 더 많은 설명이 요구되는 등 여러 면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늘 불안 요소에 노출된 상태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따지는 건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다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처럼 기업 수사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면서 기업들이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제대로 경쟁할 수 없도록 하는 건 현명하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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