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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필라델피아선 한인 상점 50곳 털려···교민 "하루 8억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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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인근 병력 1600여 명 배치

백악관 주변엔 쇠 울타리 설치

중앙일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약탈을 당해 아수라장이 된 한인 점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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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계속되면서 한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3일 오후까지 99건의 한인 상점 재산피해가 집계됐다. 특히 교민 7만여 명이 사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피해가 심했다. 외교부와 현지 한인들에 따르면 미용용품 상점과 휴대전화 가게를 비롯해 약 50개의 한인 점포가 약탈당했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했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선 10건의 피해가 보고됐다.

기부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웰링턴에서 35년 이상 영업한 보석상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창문을 부수고 들어온 이들에 의해 가게 안의 모든 상품을 도난당했다. 필라델피아에서 미용용품을 운영하는 교민도 하루 저녁에 65만 달러(약 7억9000만원)의 재산을 날렸다. 지난달 31일 저녁 30여 명이 매장의 셔터를 뚫고 들어와 물건을 훔쳐간 뒤 가게에 불을 질렀다.

시카고에서 20년 이상 옷가게를 운영해 온 한 교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봉쇄령 이후 두 달 만에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업을 이틀 앞둔 지난달 31일 SNS에 자신의 매장이 약탈당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사람들이 쇼핑 카트를 끌고와 물건을 휩쓸어가는 장면을 봐야 했다.

한인 사회는 뒤숭숭하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근처에서 사는 김모(32)씨는 “전쟁이라도 난 듯이 종일 헬기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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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위 한인상점 피해 도시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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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워싱턴 인근에는 2일(현지시간) 보병 대대가 포함된 육군 병력 1600여 명이 배치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방부 고위 관료는 이 병력이 워싱턴으로 진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언론에선 2000명의 주 방위군이 시위 진압에 실패할 경우 백악관과 의회 등 주요 건물에 결국 연방군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백악관 주변엔 시위대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쇠 울타리가 설치됐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을 둘러싸고 8피트(약 2.43m) 높이의 철제 펜스가 세워졌다.

워싱턴을 비롯해 미국 주요 도시에 시위가 격화되면서 조셉 렝겔 주 방위군 사령관은 이날까지 29개 주에 주 방위군 1만8000명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시위 사태에 따른 주 방위군 투입 규모는 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 파병 규모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석경민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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