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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6월4일 '북풍 공작 흑금성' 간첩혐의 구속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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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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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의 모티브가 된 ‘흑금성 사건’의 실존 인물 박채서씨.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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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4일 ‘북풍 공작 흑금성’ 간첩혐의 구속

2018년 8월 북풍 공작 영화 한편이 개봉을 했습니다. 바로 황정민 주연의 ‘공작’입니다.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현 국가정보원)가 주도한 사건 중 하나를 다뤘습니다. 당시 안기부는 ㈜아자커뮤니케이션에 위장취업시킨 흑색요원(신원을 숨긴 채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스파이를 일컫는 단어) 박채서씨(66)를 통해 대북사업과 관련한 공작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씨의 암호명은 ‘흑금성’으로, 안기부는 그를 통해 대북사업과 관련한 공작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업은 1998년 3월 이대성 안기부 전 해외실장이 국내 정치인과 북한 고위층 인사 간의 접촉내용을 담은 기밀정보를 폭로하면서 북측의 반발로 전면 중단됐습니다. 흑금성은 군사기밀을 북한 공작원에게 넘긴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국가를 위해 흑색요원으로 활동했던 그가 왜 구속이 됐을까요. 10년 전 오늘 기사를 통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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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4일자 경향신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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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와 국정원은 10년 전 군사기밀을 북한 공작원에게 넘긴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 등)로 박채서씨(당시 56세)와 방위산업체 간부 손모씨 등 2명을 구속했습니다. 법원은 당시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검찰과 국정원에 따르면 박씨는 2005~2007년 중국에 있는 북한 공작원에게 포섭돼 공작금을 받고 우리 군에서 사용하는 작전교리와 야전교범 등 군사서적을 전달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넘겨진 자료엔 군의 전쟁 계획인 ‘작전계획 5027(군사 2급비밀)’ 등도 있었습니다.

검찰은 박씨가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풍 공작으로 문제가 됐던 안기부 공작원 ‘흑금성’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흑금성’ 사건은 안기부가 북한을 이용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권을 저지하려고 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군 정보기관에서 장교로 복무하다 전역한 박씨는 대북 사업체에 간부로 위장취업하라는 안기부의 지시로 북한 사람들과 접촉하며 공작을 벌였습니다. 그러던 중 국내 정치인과 북한 고위층 인사의 접촉이 북풍 공작에 이용됐음이 안기부 전 해외실장 이대성씨에 의해 폭로돼 정체가 탄로나자 중국에서 대북사업 등을 해왔습니다.

검찰은 박씨가 넘긴 군사기밀이 비밀취급 관계자만이 열람·취급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 주목, 박씨가 군 관계자와 접촉해 이를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습니다.

또 육군 중령 출신으로 대형 방산업체 ㅇ사의 전무로 있는 손씨는 2005년 군 통신관련 장비 내역을 북한 공작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손씨는 2008년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과 만나 통신 중계기 사업의 대북 진출을 협의하기도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손씨는 미국에 있는 지인 윤모씨의 도움을 받았다”며 “박·손씨와 연결된 국내 인사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채서씨는 2016년 5월, 6년 형기를 만기 출소했습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중간첩이면 총살시켜라”라며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박씨는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공작’에 대해 “영화를 봤는데 잘만들었더라. 배우 황정민씨도 촬영전에 한번 봤는데, 당시의 경험담을 많이 들려줬다”며 “영화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실제 벌어졌던 이야기들이다. 북한을 오가는 것은 사실 나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그는 “지금까지 북측에 우리 기밀을 준 적이 없다”며 “국가 기밀을 북에게 넘길 만큼 내 신념과 사상이 약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성 기자 est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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